[넘버스]넥센타이어 '글로벌 톱 10 꿈' 늦어지나 멀어지나

발행일 2020-12-09 10:04:17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글로벌 타이어 톱(Top) 10'을 향한 넥센타이어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기반이 돼야 할 해외법인들이 코로나 여파에 하나같이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있는 대로 몸집을 불린 체코법인은 정부의 '국가 비상사태 선언'에 공장 운영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시장 주도를 위해 공동 기업에서 자회사로 돌린 일본법인은 순손실과 자본잠식을 달고 사는 중입니다.



넥센타이어는 3분기 말 기준 총 12개의 해외법인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을 기반으로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기준 세계 10위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것이 넥센타이어의 빅 픽처(Big·Picture)입니다. 아직은 20위에 불과하지만, 오랜 기간 해외법인 성장에 공을 들여온 만큼 그만한 결실이 있을 것이라 믿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올해 만큼은 넥센타이어의 이 다부진 목표가 유독 버거워 보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자동차 판매가 줄고, 이로 인해 타이어 및 자동차 부품 수요가 크게 꺾였기 때문입니다. 실적도 갈수록 최악입니다.넥센타이어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12개 해외법인의 3분기 합산 순손실 규모는 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310억원 대비 약 30%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손실을 낸 곳은 바로 체코법인(Nexen Tire Eurpoe S.R.O)입니다. 체코법인은 12개 해외 법인 중 가장 덩치가 큰 곳으로, 넥센타이어가 '글로벌 톱 10' 기업에 오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핵심 전략기지입니다. 그만큼 회사가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죠.

넥센타이어는 지난 2014년 이 곳에 총 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요. 현재까지 약 5000억원 정도가 투입됐으며, 2018년 8월 준공 이후 연매출 2262억원, 연산 300만개를 생산하는 유럽의 전초기지로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법인을 이곳으로 한 데 모아 덩치도 키웠고요.

하지만 준공 반년 만에 맞닥뜨린 코로나의 역풍은 생각보다 매서웠습니다. 급증하는 코로나 확진자에 체코 정부가 '봉쇄'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기업과 가계, 공장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완성차 판매 감소에 따른 타이어 수요 감소까지 더해지면서 체코 공장 가동률은 올해 63.2%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경남 양산 공장(69.0%)과 창녕 공장(71.8%), 중국 청도 공장(67.6%)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이에 넥센타이어 체코법인의 3분기 순손실 규모는 475억원으로 12개 해외법인 중 가장 많은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1년 전에 비해 손실폭은 20% 감소했으나 적자 기조는 유지됐습니다. 타이어 수요가 줄어 공장 가동률은 떨어졌는데 인건비 등 고정지출이 지속해서 발생한 탓이겠죠.

당연히 재무지표도 악화됐습니다. 체코법인의 3분기 자본금은 1357억원으로 1년 전 1700억원 보다 20%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는 10% 가까이 늘어 부채비율도 587%로 급증했습니다.  전년 동기 422% 대비 165%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대대적 투자가 대규모 빚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죠.

넥센타이어는 올 초까지만 해도 체코법인에 대한 전체 투자금 1조원 중 남은 6000억원을 투입, 단계적 증설을 통해 2022년까지 1100만개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 여파에 증설은 둘째치고, 공장 정상화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입니다.

일본법인의 부진도 뼈아픕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2017년 일본 도요타통상과 51:47의 지분 구조로 합작회사 Nexen Tire Japan Inc를 설립,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4월 넥센타이어는 일본 법인 지분 34.05%를 추가 매입하며 Nexen Tire Japan Inc를 공동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편입했습니다. 일본 사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었죠.

그러나 때마침 터진 코로나는 넥센타이어의 계획을 수포로 만들었습니다. 코로나에 대한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에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이 크게 흔들렸죠.  2017년 출범 이래 지속된 적자 기조는 이번 3분기에도 여전히 이어졌고, 완전자본잠식의 규모 또한 1년 전 보다 더 악화됐습니다.

매출도 34억원으로, 전년 동기 116억원에서 무려 70% 쪼그라들었습니다. 넥센타이어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감소세만 놓고 보면 매출액 기준 세계 10위를 꿈꾸는 넥센타이어에겐 분명 부담스런 수준임엔 틀림없어 보입니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계속되는 해외법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사업 중심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국내 창녕공장에서 위기 관리 능력을 입증 받은 조상문 생산 BS장을 글로벌 생산 BG장으로 승진시킨 게 대표적인데요. 해외법인 내부에서도 두명의 승진자를 배출했습니다.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기 보단 더 큰 책임을 부여해 해외법인의 경영 정상화에 고삐를 죄겠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지금으로선 유일한 대응책이기도 하고요. 이번 인사가  넥센타이어의 부진을 끊어내고 글로벌 톱 10에 한발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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