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라인업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라인업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현대차 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11월 10일 관련 외신 보도가 나온 지 약 한 달 만이다. 인수는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씩 총 80%를 소프트뱅크로부터 취득하는 방식이며 인수가는 약 9000억원대로 알려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BD)는 2족·4족 보행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회사다. 1992년 미국 MIT공대 연구소에서 독립한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고성능 4족 로봇을 시장에 내놓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BD 로봇의 특기는 강력한 균형 감각이다. 개와 같이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며 발로 걷어차도 넘어지지 않을 만큼 순간적인 균형 회복 능력을 갖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5년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기획연구원(DARPA)로부터 100억원의 연구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또 2016년에는 4족 로봇뿐 아니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선보였으며, 이후 지속적인 개선을 거쳐 지금은 공중제비, 물구나무서기 등 인간과 흡사한 수준의 운동 능력을 보여줘 놀라움을 사고 있다.

▲  2005년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빅 독’. 균형을 잃어도 재빨리 바로 잡는다 / 유튜브 갈무리
▲ 2005년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빅 독’. 균형을 잃어도 재빨리 바로 잡는다 / 유튜브 갈무리

▲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구르고, 뛴다 / 자료=유튜브 갈무리
▲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구르고, 뛴다 / 자료=유튜브 갈무리

한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3년 구글에 인수됐지만 3년여 만에 소프트뱅크에 매각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BD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상업적 성과를 내기 바랬던 구글 경영진의 입장과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자 했던 BD 연구진들 사이에 대립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이어 2017년 BD를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앞서 ‘페퍼’ 등 휴머노이드 로봇을 상용화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던 만큼, BD 인수를 통해 로봇 기술을 강화하고 관련 사업을 확장한다는 포석이었다. 그러나 이후 소프트뱅크가 야심차게 추진한 1000억원대 비전펀드가 좋지 않은 성과를 내고, 실적 개선에 대한 압박이 커지자 결국 소프트뱅크도 수익성이 낮은 BD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BD의 로봇은 초창기 군사용 물자 수송을 넘어 산업 현장 내 물류 보조, 자율주행 기능을 접목한 상품 배달 등 다양한 영역으로 분야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미국 내 3대 로봇 클러스터 중 하나로 꼽히는 보스턴(본사)과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추후 현대차 그룹의 로보틱스 역량 확대와 신규 사업 진출에 적잖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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