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사이 네트워크 시장 트렌드는 애플리케이션 연결과 보안이 경계 없이 연결되는 ‘모던 네트워크(Morden Network)’ 모델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김욱조 VM웨어 코리아 네트워크 사업 총괄 상무는 “모던 네트워크 시대엔 하드웨어 기반 어플라이언스(Appliance, 필요한 장비와 기능을 사전에 맞춤형으로 갖춰 설계한 장비) 서버는 적합하지 않다”며 “이젠 하드웨어의 역할을 모두 강력한 소프트웨어가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모던 네트워크'에 관한 온라인 강연에 나선 김욱조 VM웨어 코리아 상무
▲ '모던 네트워크'에 관한 온라인 강연에 나선 김욱조 VM웨어 코리아 상무

VM웨어가 말하는 모던 네트워크의 특징은 전통 네트워크 모델과는 정반대다. 기존엔 인프라(하드웨어)에 대한 중요성이 그 위에서 동작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소프트웨어)보다 높았다면, 앞으로의 물리 인프라는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특정 지점에 한정된 물리적 장비의 의존성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를 앞당긴 건 클라우드의 대중화, 그리고 코로나19다. 특히 전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으로 비대면, 디지털 기반 업무 처리 수요가 증가하며 네트워크의 효율성 개선도 기업의 중요한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예를 들어 기존 네트워크 환경에선 업무 트래픽이 본사 데이터센터를 거쳐 DMZ(내·외부 서비스 연결을 제어하는 경계망), 방화벽, 퍼블릭 클라우드를 거쳐 외부 서비스 서버로 이동하는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기업 내 보안을 담당하는 모든 하드웨어 박스가 본사 데이터센터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VM웨어는 모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방화벽이나 IPS, IBS 등의 보안 장비를 전세계 PoP(소규모 데이터센터)를 통해 배포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사용자 위치에 관계없이 가장 가까운 서버를 통해 트래픽이 처리되므로 지연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더 나은 보안이 적용된 애플리케이션 접속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김 상무의 표현을 빌리면 “트래픽이 보안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트래픽이 있는 곳으로 보안 서비스가 이동하는 개념”이다. 또 이런 네트워킹 구조가 확립되면 5G 통신과 연동한 극초저지연 사물 컴퓨팅 접속 환경 구축도 한결 수월해진다.

▲  가까운 PoP를 활용해 네트워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료=VM웨어)
▲ 가까운 PoP를 활용해 네트워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료=VM웨어)

모던 네트워크 환경에선 물리 네트워크 장비의 구조도 달라진다. 구분돼 있던 네트워크 스위치, 방화벽, 로드밸런서 등이 하나의 서버로 통합되는 변화다. 현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업체들이 채택 중인 구조이며, 이들 장비가 제공하던 기능은 하이퍼바이저(다수의 운영체제가 실행되는 가상 컴퓨터 환경) 상에서 구현되는 소프트웨어가 대체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기반이므로 설비나 사용자 규모 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스케일링이 가능해지며, 특별한 장비 교체 없이 기존 x86 서버 기반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최근 대두되고 있는 요소가 ‘스마트NIC’이다. 이는 단순히 네트워크 트래픽을 처리하는 부속품에 불과했던 NIC(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에 자체 컴퓨팅 파워를 부여한 미래형 서버 컴퓨팅 플랫폼이다. 구조적으론 NIC에 CPU, GPU, DPU, FPGA, 플래시 메모리 결합을 통한 스토리지 기능을 더해 ‘서버 속 서버’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NIC는 현재 VM웨어와 인텔, 펜산도시스템즈 등이 손잡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기존 x86 서버의 수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령 과거엔 데이터센터 코어 성능 부족 이슈가 발생했을 때 서버 전체에 대한 교체 방안이 검토됐다면, 미래엔 더 나은 성능의 스마트NIC로 교체하거나 이를 병렬로 연결해 부족한 컴퓨팅 파워를 보완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대규모 인프라 교체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효과적이다.

▲  스마트NIC 도입 시 이점 (자료=VM웨어)
▲ 스마트NIC 도입 시 이점 (자료=VM웨어)

아울러 추후 기술 발전을 거쳐 스마트NIC이 AI/ML(인공지능, 머신러닝)을 위한 클러스터로 진보해 나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욱조 상무는 “결국 스마트NIC의 발전이 향후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본다”며 “지금의 하드웨어 어플라이언스 제공 기업들도 미래엔 NIC 중심의 전략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VM웨어 역시 기존의 가상화 전문 기업에서 네트워크·보안 전문 업체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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