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주목할 만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조명해봅니다.

수일 전 또 한 번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긍정론과 비관론도 여전히 공존하고 있는데요. 근래 분위기는 긍정론에 조금 더 힘이 실리는 모습입니다. 아울러 가상자산 외에도 블록체인 업계엔 최근 흥미로운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애플 공동 창업자의 블록체인 업계 진출, 카카오게임즈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투자, NFT 시장의 확대 조짐 등이 꼽힙니다.

비트코인, 상승 랠리 재가동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오름세입니다. 이달 초 최고가 경신 이후 가격 그래프에는 한동안 큰 변동이 없었는데요. 지난 16일 2만달러 벽을 넘은 직후 빠른 속도로 2만3000달러 신고점까지 치고 올라간 뒤에야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선 상황입니다. 이번 급등은 앞서 2주 이상 지속된 가격 저항선이 마침내 뚫리자 관망 중이던 투자 수요까지 일거에 집중된 결과로 보이는데요. 앞서 7일 영국의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사이먼 피터스는 “비트코인이 2만달러 부근의 강한 매도세를 극복한다면 연말까지 2만5000달러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저항선 돌파의 원동력으론 계속된 증시 활황이 꼽힙니다.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시장에 풀린 돈이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데요. 올해 증시와 비트코인 가격의 상관관계가 깊어짐에 따라 뉴욕 'S&P 500' 지수를 개발한 다우존스 인다이스는 2021년까지 가상자산 지수를 별도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약 480조원으로 비자(VISA)와 유사한 수준이며, 미국 증시로 따지면 11~12위에 해당합니다.

한편 잠재적 가격 하락 요인도 전해집니다. 2014년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으로 업계를 뒤흔든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15일 일본 법원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했는데요.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퀀트’는 “이번 회생 절차에서 최대 14만개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며 “대량 매도에 따른 가격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해당 물량은 비트코인 5개월 채굴량에 해당하고 시가 3조500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미국, 개인소득세 신고서에 가상자산 포함

흔히 비트코인이 뜨면,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 가격들도 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만큼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거래도 활발해지게 되는데요. 최근 이 같은 거래 차익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12일 <더블록>은 미국 국세청(IRS)이 개인소득세 신고서 최상단 문항으로 가상자산 관련 문항을 배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당장의 세금 부과로 이어지는 건 아닌데요. IRS가 가상자산 거래를 잠재적 세금 부과 대상으로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22년 1월부터 연 250만원을 초과한 가상자산 거래 차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올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현재 시행 시기 및 세율이 적정한지 등에 대해선 계속 이견이 오가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어느 쪽이든 가상자산 투자 또한 주식과 마찬가지로 제도적 기반 위에서 공존해 나가기 위한 과정 중 하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스티브 워즈니악 (사진=Efforce)
▲ 스티브 워즈니악 (사진=Efforce)

애플 공동창업자, 블록체인 스타트업 설립

다소 재미있는 소식도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Apple)을 공동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이 블록체인 기반 크라우드 펀딩 스타트업을 설립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잡스와 달리 돈을 버는 것에 큰 관심이 없고 그저 좋아하는 기술에 몰두하는 ‘괴짜 개발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인데요. 애플 창업자이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좋아하고, 특별한 신제품은 직접 줄을 서서라도 사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가 블록체인에도 관심이 있다는 말은 꽤 흥미로운 소식입니다. 사실 알아보니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워즈니악은 2018년 블록체인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에퀴 글로벌(EQUI GLOBAL)’의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이번에는 한발 나아가 직접 블록체인 프로젝트 개발에도 나선 셈이죠.

그가 설립한 회사 이름은 ‘에포스(Efforce)’입니다. 2500억달러 규모인 에너지 시장에 누구나 투자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와 연계해 아예 자신의 이름을 딴 가상자산 ‘WOZX’ 토큰도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했는데요. 워즈니악의 명성 덕분일까요? 이미 8000만달러의 개인 투자까지 유치했다고 합니다.

카카오게임즈, 블록체인 게임사 최대 주주 등극

게임은 블록체인 분야의 만년 유망주였습니다. 블록체인이 유명세를 얻자 이를 게임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초기부터 많이 있었지만 한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이는 블록체인의 태생적 구조가 블록체인에 적합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하지만 이후 NFT(대체불가토큰) 개념을 게임과 융합시킨 구조의 게임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며 관련 플랫폼 개발도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7일 카카오게임즈가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제공 업체인 ‘웨이투빗’의 지분 45.8%를 인수하고 최대 주주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웨이투빗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보라(BORA)' 및 퍼블리싱 서비스 등을 통해 올해 전년 대비 40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낸 기업인데요. 이번 지분 인수에 따라 카카오게임즈 관계사로 편입됐습니다. 업계에선 2020년 IPO 대어 중 하나였던 카카오게임즈가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에도 본격적 투자에 나선 만큼, 2021년 블록체인 게임 시장 전망에도 초록불이 켜졌다는 평가입니다.

▲  Sorare의 NFT 기반 트레이딩 카드 (이미지=공식 홈페이지)
▲ Sorare의 NFT 기반 트레이딩 카드 (이미지=공식 홈페이지)

비트코인이 전부 아냐…빠르게 성장 중인 NFT 거래 시장

블록체인에는 화폐처럼 쓰이는 일반 가상자산 외에도 조금 전 언급한 ‘NFT’라는 특수 토큰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조작 불가한 구조, 그리고 유일한 ID를 갖고 영구히 보존되는 특성을 활용한 일종의 ‘디지털 증명서’인데요. 최근 이를 활용한 게임 아이템이나 예술품 거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NFT가 포함된 아이템이나 물건은 소유권 증명이 쉽고 그 자체로 새로운 개념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디크립트>에 따르면 최근 블록체인 축구게임 ‘소레어(Sorare)’에선 인기 축구스타 킬리안 음바페의 NFT 토큰이 경매에서 무려 7000만원에 낙찰됐다고 합니다. 앞서 애니메이션 NFT로 구현한 ‘피카소의 황소’라는 예술품은 NFT 거래소에서 약 2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죠. 이 밖에 영국의 공영방송사 BBC도 리얼리티 게이밍 그룹과 손잡고 드라마 ‘닥터 후(Doctor Who)’ 트레이딩 카드 컬렉션을 선보이는 등 NFT 접목 산업이 블록체인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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