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자동차 생산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테슬라와의 ‘한판 승부’가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애플이 단순히 시스템 개발을 넘어 기존 자동차 업체를 인수해 자체 개발한 자동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상황이다.

▲  (픽사베이 제공)
▲ (픽사베이 제공)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애플이 2024년까지 획기적인 배터리를 탑재한 애플카(가칭)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자율주행차량 프로젝트를 실시했고, 최근에는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를 통해 차량에 들어갈 인공지능 칩의 생산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전기자동차 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로 추측된다. 테슬라의 경우 현재 시가 총액이 6000억 달러가 넘는데, 전기차 업체의 선두 주자로 떠오르면서 지난 몇 년 동안 가치가 급증한 바 있다. 이를 본 애플이 기존 사업의 성장세 둔화를 우려해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해석이다.

애플카가 어떤 방식으로 생산될 것인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독립적이고 폐쇄적인 생태계를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다른 자동차 제조회사를 인수해 직접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을 검토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마음만 먹는다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포브스는 21일(현지시간) “애플이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고 그럴 능력도 있다”며 “애플은 현재 2000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폭스바겐 2개, 다임러 3개, BMW 4개, 혼다 4개, 포드 6개, 닛산 10여개를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  애플카 상상도
▲ 애플카 상상도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애플카의 핵심은 배터리다. 애플은 테슬라 전기차와 달리 파우치와 모듈을 제거해 배터리 팩 내부의 공간을 확보하는 독특한 형태의 ‘모노셀’ 디자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디자인은 배터리 활성도를 높여 차량의 주행 거리를 연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애플은 과열 가능성이 적어 안전한 것이 장점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적용을 검토 중인 상태다. 아울러 자율주행자동차가 도로를 3차원으로 살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라이다(LiDAR·반사된 레이저로 물체 거리를 감지하는 기술) 센서를 포함한 시스템 품목은 외부 파트너를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출시까지 변수는 여러 가지다. 코로나19 문제에 따라 생산 계획은 2025년이나 그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이 자동차 사업으로 수익을 내려면 연간 1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하더라도 부품 조달이 관건이다. 테슬라 역시 원활한 전기차 생산능력을 갖추기까지 17년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지구상에 자동차 공급망을 (짧은 기간 내에) 갖출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애플일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세계 각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매년 수억 개의 전자 제품을 만들고 있는 만큼 빠르게 공급망을 형성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이날 애플카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6.5% 떨어진 649.86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 편입하는 첫날이라 시장의 기대가 컸지만 이익을 실현하려는 세력이 주식을 던졌고, 여기에 애플의 전기차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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