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사 자동차 전장 부문의 파워트레인 사업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우기로 한 데 대해 주주들이 환호하고 있다. 소식이 알려진 직후 LG전자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LG전자의 전장 공급망이 확대됨은 물론 향후 전기차까지 만들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말도 들린다.

▲  (사진=LG전자, 마그나)
▲ (사진=LG전자, 마그나)

LG전자는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부문 내 그린사업부 일부를 물적 분할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세우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주식회사’(가칭)라는 이름으로 세워질 신설법인은 기존 그린사업부문의 파워트레인에 해당하는 사업을 가져간다. LG전자가 회사를 물적분할하면 마그나는 분할신설회사 지분 49%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금액은 4억5300만 달러(한화 약 5016억 원)이며 신설법인 설립일은 2021년 7월 1일로 예정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스피 시장에서 LG전자는 기준 11만95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LG전자는 2002년 4월 22일 기업분할 후 재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이래 무려 18년 만에 처음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10조원을 훌쩍 넘는 기업으로선 이례적이다.

▲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LG전자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LG전자의 상한가는 2002년 재상장 후 18년만에 처음이다. (사진=네이버금융 갈무리)
▲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LG전자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LG전자의 상한가는 2002년 재상장 후 18년만에 처음이다. (사진=네이버금융 갈무리)

실적 발목잡던 VS부문 활로’..“완성차 진출기대감도

이 같은 주가 상승은 LG전자가 그간 실적이 부진하던 VS부문 그린사업부의 ‘활로’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주주들이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VS부문은 인포테인먼트(스마트사업부)를 만드는 스마트사업부와 모터 인버터, 배터리 히터, OBC(차내 충전기) 등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그린사업부로 구성됐다. VS부문은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이 기간 무려 8444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는 등 회사의 실적 하락 요인이었다.

VS부문이 장기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건 그린사업부 때문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에 해당하는 분할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433억원이었는데, 이는 전체 VS부문 지난해 매출(5조4654억원)의 2.62%에 불과하다. 인포테인먼트와 램프에서 번 돈으로 파워트레인에 투자했다고 봐도 무방한 지표다.

LG전자는 쉐보레 ‘볼트’와 재규어 ‘I-PACE’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을 공급해왔다. 이는 기술력 측면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LG전자가 적자를 감수하고 이들 회사에 낮은 가격을 앞세워 저가 수주를 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그간 부족했던 공급망 확보 측면은 다소간 메워질 전망이다. 전장 부문 글로벌 매출 3위인 마그나는 미국 완성차 ‘빅3’인 포드, GM, 크라이슬러를 비롯해 BMW, 폭스바겐, 푸조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LG전자 주주들은 LG전자가 이번 물적분할과 지분 매각으로 완성차 시장까지 진출 가능하다고 말한다. 인터넷 주주 게시판에 한 주주는 “LG화학의 배터리와 LG이노텍, LG하우시스, LG전자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밖에도 “LG전자가 쌍용차를 인수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 “가전으로 실적이 오르면서 주가가 형성됐고, 여기에 전기차가 더해진다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 “LG가 전기차 업계에서 애플의 입지에 오를 수도 있다”라는 코맨트들이 보인다.

다만 LG전자 측은 완성차 진출에 대해 무리한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두 회사 간 기술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측면에서의 협업일 뿐 이번 법인 설립으로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인천과 중국 난징 공장 외에는 생산시설을 더 짓지 않을 것이라는 뜻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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