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의 인증 배지 표시
▲ 페이스북의 인증 배지 표시

페이스북 계정에서 애플 페이지의 파란색 인증 배지가 최근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던 공식 인증 표시를 떼어낸 것이다. 애플과 페이스북의 악화된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는 해석도 나온다.

▲  페이스북에서 인증 배지가 사라진 애플 계정
▲ 페이스북에서 인증 배지가 사라진 애플 계정

영국 데일리메일은 23일(이하 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애플의 SNS 페이지에서 파란색 인증 배지를 제거했다”며 “페이스북이 언제 삭제하기로 결정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양사의 불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란색 인증 배지는 계정이 공인이거나 글로벌 브랜드의 공식 계정임을 페이스북이 검증한 경우 부여된다. 배지는 페이스북의 페이지나 계정 이름 옆에 표시되며 가짜 계정을 구분하기 위해 쓰인다. 현재 대부분의 글로벌 대기업은 모두 페이스북으로부터 인증 배지를 받아 활동하고 있다.

애플 페이지에서는 인증 배지가 사라졌으나 애플뮤직이나 애플TV, 애플 팟캐스트 등의 페이지에는 표시돼 있다. 이에 대해 미디어 컨설턴트인 매트 나바라는 23일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페이스북 회신에 따르면) 애플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  매트 나바라 트위터 갈무리
▲ 매트 나바라 트위터 갈무리

페이스북의 파란색 인증 배지를 받으려면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유명성’이다. 자주 검색되는 유명인이나 브랜드, 단체를 대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은 “재량에 따라 계정에서 인증 배지를 삭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다”고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굳이 인증 배지를 제거한 것은 이례적이다. 양사의 관계가 최근 악화된 것을 배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데일리메일은 “이 문제의 핵심은 애플 iOS 14의 변경 사항으로 앱이 광고 목적으로 사용자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허락이 필요하게 된다”고 전했다.

최근 애플은 iOS 14 업데이트를 통해 앞으로 승인받지 않고 이용자 정보를 추적하는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고 예고했다. 모든 앱은 향후 이용자 정보에 접근할 때 반드시 팝업창을 통해 이용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  애플의 최신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4’
▲ 애플의 최신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4’

이 정책에 따라 주요 수익원이 맞춤형 광고인 페이스북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정보 추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맞춤 광고를 차단하는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에 대해 ‘소상공인 보호’를 앞세워 비난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주요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내고 “개인화된 광고가 없을 경우 소기업 광고주들은 광고비 1달러당 60% 이상의 매출 하락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사의 갈등이 이어진다면 페이스북 자회사인 인스타그램 등에서 애플 계정의 인증 표시가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18일 트위터에 ‘추적 허용 알림창’ 사진을 게시하면서 “우리는 사용자에 대해 수집되는 데이터와 해당 데이터가 사용되는 방식에 대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바 있다.

▲  팀 쿡 애플 CEO 트위터 갈무리
▲ 팀 쿡 애플 CEO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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