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SKT의 2020년 되돌아보니...'콘텐츠·모빌리티'가 키워드

발행일 2020-12-24 17:22:01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텔레콤 사옥. (사진=SK텔레콤)


2020년 한해가 다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유독 주목받았던 산업은 다름아닌 통신업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업종이기도 했고요. 콘텐츠 시장의 격변기에 통신을 벗어나려는 '탈통신'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해가 바로 2020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동통신사의 1년을 되돌아보는 일은 우리나라 IT산업과 콘텐츠유통산업의 1년을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통사들의 지난 1년을 보면 국내 IT산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어떤 흐름이 드러나지 않게 그 내부에 흐르고 있는지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가장 중요하겠죠. SK텔레콤의 2020년은 '탈통신'에 힘을 쏟은 해로 기억됩니다. '통신사'의 '탈통신'은 사실 추세입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를 넘어선 가운데 '비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SK텔레콤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에게도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죠.

각 사업부문 별로 보면 SK텔레콤의 '탈통신' 노력이 명확히 보입니다. SK텔레콤은 주요 사업을 △MNO(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4개로 구분합니다. 통신뿐만 아니라 주요 정보통신기술(ICT)을 아우르는 종합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는게 사업 부문에서부터 보이죠.

MNO 외 각 사업에는 SK브로드밴드·콘텐츠웨이브(미디어), ADT캡스·SK인포섹(보안), 11번가·SK스토아(커머스) 등 전문 자회사들이 포진해 있고요. 사실 통신 계열사보다 비통신 계열사가 더 많아진 것은 꽤 오래된 얘기입니다.

(자료=SK텔레콤 3분기 실적발표)


각 사업별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미디어 사업부문입니다. 미디어 사업부문의 올 한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합병, 그리고 규모의 경제'라고 할 수 있죠.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IPTV Btv와 초고속인터넷이 주력 사업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1월 케이블TV 2위 사업자 티브로드와의 합병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인가를 받은 후 4월 티브로드와 합병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3분기 기준 기존 IPTV에 티브로드의 케이블TV 가입자 300만명을 더해 총 850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3분기 실적도 매출 9668억원, 영업이익 649억원으로 선전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8% 증가했습니다. IPTV 가입자 수가 늘고 비용을 절감한 덕분입니다.

IPTV의 매출원은 가입자들이 내는 이용료와 유료 VOD(주문형비디오) 결제 금액입니다. 특히 유료 VOD 결제금액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KT·LG유플러스와 경쟁을 펼치려면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유선통신망을 크게 키운다는 것은 그만큼 통신업계에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죠. 아울러 이 유선통신망을 이용해 콘텐츠로 수익을 내려 한다는 것은 통신사업자에게 '비통신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3사의 IPTV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SK브로드밴드가 내년에도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갈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와 함께 만든 합작 법인 콘텐츠웨이브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내세워 넷플릭스·왓챠·티빙·시즌 등과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웨이브는 3분기 기준 유료 가입자 200만명을 확보했습니다. 가입자를 더 늘리기 위해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때문에 콘텐츠웨이브는 아직 돈을 벌기 보다 투자를 하며 가입자 기반을 다지는 중입니다.

(자료=SK텔레콤 실적발표)


다음은 ADT캡스와 SK인포섹이 맡고 있는 보안 사업부문입니다. 양사는 3분기 매출 3533억원, 영업이익 40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부터 꾸준한 성장세입니다. 에스원에 이어 국내 물리보안 업계 2위 기업인 ADT캡스는 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3분기 홈보안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했습니다.

SK인포섹은 보안관제 및 컨설팅 서비스 사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양사는 내년 합병해 하나의 회사가 될 예정입니다. SK텔레콤은 내년 1분기 중으로 ADT캡스의 모회사인 LSH와 SK인포섹을 합병하고 ADT캡스까지 합병을 완료해 보안전문기업을 출범시킬 계획입니다. 합병 회사는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함께 제공하는 융합보안 서비스를 내세워 기업 시장을 공략할 방침입니다.

통신사업자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보안' 사업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업이 됐죠. 보안 사업이 대부분 IT 시스템을 통해 가능해지다보니 나타난 결과입니다. 2020년은 이런 '통신-보안' 융합 모델의 실적이 꽃을 피운 한 해였습니다. 통신사업자의 '탈통신'에 보안 사업이 크게 기여한 거고요. KT도 비슷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시도했다가 계열사에 포함시키지는 않았고요.

(자료=SK텔레콤 실적발표)


11번가와 SK스토아가 포진한 커머스 사업부문은 1위 이통사업자인 SK텔레콤만의 도전이자 강점입니다. 사업을 시작한지는 꽤 오래됐으나 코로나19에도 그다지 두각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SK텔레콤 정도 되니 해 볼 수 있는 사업이었지만 SK텔레콤이다보니 다른 경쟁업체인 쿠팡 등과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SK스토아는 상대적으로 11번가보다는 나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고요.

커머스 사업부문은 SK텔레콤의 4대 사업 중 덩치는 가장 작습니다. 3분기 매출 2066억원, 영업이익 61억원입니다. 오픈마켓인 11번가는 G마켓·옥션·쿠팡 등과 경쟁을 펼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합니다. 11번가는 분기별 실적에서 흑자와 적자를 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11번가는 내년 SK텔레콤의 사업 중 가장 주목받는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바로 아마존과 협력하기로 했기 때문이죠. SK텔레콤은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11번가가 G마켓·옥션·쿠팡 등 경쟁자들에 비해 어떤 차별화 전략을 보여줄지는 이동통신업계 뿐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자료=SK텔레콤 실적발표)


MNO 사업은 SK텔레콤의 핵심 사업입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의 지난 10월말 기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가입자 총 7037만명 중 SK텔레콤 가입자는 2923만명으로 점유율은 약 42%입니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25% 선택약정할인과 IPTV·인터넷·가족 등 각종 결합 할인을 제공하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지속 하락해 3분기 기준 3만51원으로 2만원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MNO 사업은 실적 성장성 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점유율은 이미 고착화돼 있고요. 투자비 또한 많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우선 5G 품질 확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내년에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합니다. 3.5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전국망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하고 28㎓ 대역의 망 구축도 서둘러야 합니다. SK텔레콤은 28㎓ 주파수를 B2B(기업간거래) 특화 서비스에 활용할 방침입니다. 5G망을 필요로 하는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등 B2B 시장이 내년에 얼마나 개화할지가 관건입니다.

마지막으로 내년에 새로 출범할 SK텔레콤의 5번째 사업인 모빌리티 사업부문은 가장 관심이죠.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해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를 이달 29일에 정식 출범할 계획입니다. 회사는 신설 법인의 서비스를 대리운전·주차·대중교통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입니다. 대리운전과 택시, 주차 등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선점해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택시 회사들과 협업한 모빌리티 스타트업들도 많습니다. 티맵모빌리티가 이들과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지가 관건입니다.

이동통신업계의 2020년은 코로나19에도 불구 비교적 다른 산업에 비해 매우 선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탈통신 흐름도 뚜렷하고요. 올해를 되돌아보면 SK텔레콤의 시선은 커머스, 보안, 모빌리티, 콘텐츠에 쏠려 있어 보입니다. 국내 IT산업의 흐름과 정확히 일치하죠. 내년엔 과연 SK텔레콤의 이런 투자와 시선이 결실을 맺을 지도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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