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AI·DX 사업 성장' KT, 2021년 B2B 기업으로 변신할까

발행일 2020-12-26 09:24:53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10월20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국내 이동통신사 중 KT는 공기업이었던 한국전기통신공사 시절부터 국민들에게 통신사로 익숙한 대표적인 B2C(기업·소비자간 거래)기업입니다. 생활필수품이 된 휴대폰과 초고속인터넷, IPTV 등 유·무선 사업이 KT의 주력 사업입니다. KT는 유선 통신 사업인 초고속인터넷과 IPTV에서 국내 1위 사업자입니다. 무선 통신은 SK텔레콤에 이어 2위죠. 필수재인 통신 상품을 판매하다 보니 코로나19의 여파도 피해가며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KT가 올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이다보니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입니다. 올해 3월 취임한 구현모 KT 대표는 취임사부터 지난 10월 기자간담회까지 기존 주력 사업인 통신이 아닌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B2B 영역을 집중 육성할 뜻을 나타냈습니다. 올해가 며칠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KT의 2020년을 되돌아보는 것은 대표적인 B2C 기업 KT가 얼마나 회사의 체질을 성공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KT의 B2B 사업부문은 크게 △AI·DX △기업·IT 솔루션 △기업회선 등으로 나뉩니다. 그중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위해 특히 힘을 쏟는 분야는 AI·DX 사업부문입니다. AI·DX 사업부문에는 이름대로 인공지능과 기업들의 디지털혁신(DX) 관련 사업이 포함돼있습니다.

AI·DX 사업부문의 주요 사업 영역은 △IDC(인터넷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비즈메카(중소기업용 업무 포털) △AI 플랫폼 △블록체인 등입니다. AI·DX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것은 IDC입니다. KT는 지난 11월 개관한 서울 용산 IDC를 포함해 전국에 13개의 IDC를 보유했습니다. IDC와 클라우드 서비스는 DX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필수적입니다. 기업 관련 각종 방대한 데이터를 안정적인 IDC에 보관하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에 접속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료=KT 3분기 실적발표)


AI·DX 사업부문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411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AI·DX 사업부문 매출 증가율은 KT의 각 사업부문 중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매출 수치를 따지면 아직 무선·초고속인터넷·IPTV 등 기존 주력 사업부문에는 비할바가 못됩니다. 하지만 무선·초고속인터넷·IPTV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거나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앞으로 큰 사업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죠.

하지만 AI·DX 사업부문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각 기업들이 기존에 오프라인이나 수작업으로 하던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고 AI는 대부분의 산업 영역에서 필수적인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에 KT는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와 함께 기업들의 DX를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DX 플랫폼을 출시하며 B2B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외 경쟁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합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삼성SDS·LG CNS·SK㈜ C&C 등 대형 IT서비스 기업과 NBP(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등 쟁쟁한 국내 경쟁자들도 즐비합니다.

(자료=과기정통부)


AI·DX 사업부문 다음으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비율이 높았던 사업부문은 IPTV입니다. KT는 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까지 더한 국내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올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점유율 통계에 따르면 KT는 가입자 수 758만8574명(22.35%)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습니다. KT의 무선 사업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2000억원으로 다른 사업부문들에 비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지 오래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2021년 KT의 모습은 어떨까요?

우선 내년에도 AI·DX 사업부문에서 매출 증가가 예상됩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디지털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등 5G망이 필수적인 서비스에는 5G와 DX 플랫폼이 함께 필요하죠. 5G망과 플랫폼을 함께 보유한 KT에게 유리한 요소입니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KT는 더 이상 통신사가 아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구 대표의 이러한 의중은 이달 발표된 2021년 조직개편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KT는 기존 기업 부문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재편하며 IT 전문가인 신수정 부사장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으로 보임했습니다. 각 지역에 분산된 법인영업 조직과 인력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통합해 B2B 고객들에게 입체적으로 솔루션을 제시하고 서비스를 공급한다는 방침입니다. KT는 AI·DX융합사업부문 산하에는 KT랩스를 신설해 통신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개척자 역할을 맡겼습니다.

또 KT는 2021년에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전망입니다. 구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유료방송 외 다른 분야의 딜도 있을 것"이라며 "저(구 대표)는 회사 내에서 M&A전문가로 컸고 이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도 알고 있으므로 내년이 되면 몇 가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T는 이미 유료방송 분야에서는 M&A를 추진 중입니다. 케이블TV 현대HCN의 인수에 대한 계약을 마치고 현재 과기정통부의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11월에는 케이블TV 딜라이브의 예비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KT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은 올해 첫발을 내딛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1년에는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제 KT의 경쟁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뿐만 아니라 DX 시대를 준비하는 모든 B2B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T가 이러한 경쟁에서 이겨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죠.

KT는 전신인 공기업의 이미지가 남아있고 직원 수도 이통 3사중 가장 많아 일부 소비자들은 KT가 의사결정이 느리고 '올드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KT가 2021년에 얼마나 빠르게 DX 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각종 깜짝 M&A를 발표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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