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연(왼쪽)과 라비 (인스타그램 갈무리)
▲ 태연(왼쪽)과 라비 (인스타그램 갈무리)

소녀시대 멤버 태연과 빅스 멤버 라비의 열애설이 불거진 가운데 ‘연예인의 사생활’이 누리꾼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중의 주목을 피할 수 없는 연예인이라도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팬들의 알 권리’가 우선이라는 의견이 대립하는 모습이다.

열애설 취재 기자 “아파트의 모든 입구 촬영했다”

발단은 태연과 라비의 열애설을 다룬 기사였다. 지난 27일 한 매체는 두 사람이 크리스마스 당일 함께 데이트를 즐겼다며 단독 보도를 냈다. 이에 태연과 라비 소속사 측은 ‘그저 친한 사이’라며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열애 기사’ 보도 후 ‘소속사의 부인’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연예계의 흔한 패턴이다.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이지만 논란은 그다음 벌어졌다. 유튜브 채널에 2박 3일간 두 사람을 촬영한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태연과 라비의 열애설을 보도한 기자는 27일 올린 영상에 직접 나와 소속사의 부인을 재반박했다. 두 사람이 2박 3일간 만난 정황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고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촬영 과정에 대해 해당 기자는 “입주민으로 등록된 차량 외에는 주차장에 진입조차 할 수 없었다”며 “그래서 팀은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든 입구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유튜브 영상 갈무리)

공개 영상 끝에서 기자는 “이렇게 2박 3일 약 55시간의 크리스마스 연휴 데이트가 끝이 났다”며 “(연인 관계인지) 판단은 대중 여러분께서 해 달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 하루 만인 28일 오후 조회 수가 50만을 넘어섰다. 영상 댓글 기능은 차단된 상태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28일까지 동영상이 마음에 든다는 ‘좋아요’ 수는 3100개 수준이지만 ‘싫어요’는 6배가 넘는 1만8000개를 돌파한 상태다.

‘알 권리’와 ‘사생활 침해' 의견 엇갈려

이번 ‘열애설 증거 영상’이 공개된 후 인터넷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의 정당한 취재인지,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인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다.

이번 기사에 호의적인 측의 입장은 연예인은 공인이며, 대중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생활 노출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연예인이 되기 전부터 각오하는 일이며, 그런 관심의 대가로 높은 수입을 얻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열애설로 대중이 주목하는 만큼 연예인으로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더 많다는 이들도 있었다.

▲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유튜브 영상 갈무리)

반면 이번 열애설 기사가 ‘선을 넘었다’며 항의하는 이들도 많다. 기존 연예인들의 열애 기사는 ‘멀리서 몰래 찍은’ 사진 몇 장으로 알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예인이 거주하는 아파트명과 집 비밀번호를 누르는 장면, 관계자의 차량번호 등이 노출됐으며, 두 사람의 동선이 분 단위로 전부 공개됐다. 이에 일부 팬들은 “현대판 트루먼 쇼”라며 “취재인지 스토킹인지 구분이 안 된다”며 격한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연예인의 사생활, 어디까지 공개돼야 할까

연예인의 열애설은 미디어가 좋아하는 ‘대형 이슈’ 중 하나다. 인기 연예인이라면 금상첨화다. 논란 자체가 곧 돈으로 연결된다. 기사는 엄청난 조회 수가 나오며, 그만큼 광고 수익이 뒤따른다. 또한 매체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향후 영향력이 확대되어 다른 인터뷰 등의 취재에도 유리한 부가 효과까지 있다. 언론이 연예인의 열애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뜻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두 사람의 열애설은 현재 SNS를 통해 빠르게 전 세계에 퍼졌다.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연예인의 소문 하나에도 민감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다. 열애설이 향후 활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라비와 태연의 열애설을 보도한 외신 (트위터 갈무리)
▲ 라비와 태연의 열애설을 보도한 외신 (트위터 갈무리)

당장 라비의 소속사 그루블린 관계자는 “28일로 예정된 네이버 NOW ‘퀘스천마크’ 녹화를 한주 쉰다”고 밝혔다. 라비가 호스트를 맡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 수, 금요일 방송되지만 태연과의 열애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때로 열애설은 상황에 따라 고소 등의 다툼으로 번지기도 한다. 2016년 한 연예인은 자신의 열애설을 수차례 보도한 기자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기도 했다. 당시 소속사 측은 “연예인 관련 소문을 업무방해로 적용한 첫 사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허위 열애설이 연예인의 활동이나 이미지에 가하는 타격이 크기 때문에 업무방해죄를 적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연예인은 노출이 자연스러운 만큼 사생활 적용 범위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좁은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사생활 침해' 논란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여진은 작지 않은 모습이다. 앞으로도 대중의 ‘알 권리’를 위한 지금 같은 보도 행태가 이어져야 하는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사생활이라는 기본적인 권리가 어디까지 다뤄져도 괜찮은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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