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29일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를 출범하고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 정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대는 현재 ‘카카오T’를 앞세워 80%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카카오모빌리티다. 후발주자인 티맵모빌리티는 ‘올인원 MaaS’ 플랫폼 출시 및 우버와의 공동사업 등을 통해 규모 면에서 차별화된 모빌리티 서비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궁극적으론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 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모빌리티는 이동통신·미디어·보안·커머스를 잇는 SK텔레콤의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티맵모빌리티의 SKT 분사 결정은 지난 11월 26일에 이뤄졌다. 최근 일상과 연계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SKT의 기존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만으론 영향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따랐기 때문이다.

플랫폼 사업은 선점 효과의 영향이 큰 영역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이미 카카오톡 기반의 거대한 플랫폼 연계 체계와 높은 접근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티맵모빌리티가 이를 따라잡으려면 기능과 혜택 면에서 한층 더 강력한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

▲  티맵모빌리티 사업 구조도 (자료=SKT)
▲ 티맵모빌리티 사업 구조도 (자료=SKT)

먼저 첫 사업으로 대리운전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어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전동킥보드 및 자전거 등의 단거리 이동수단, 주차 등을 한데 묶는 일상 모빌리티 플랫폼 구조를 확립할 예정이다.

이때 핵심은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구현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 혜택을 마련하는 것. SKT는 ‘대중교통 환승제’를 예로 들었다. 버스와 지하철 사이 환승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서민 교통비 부담이 대거 줄어든 것처럼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연계된 서비스 내에선 다양한 할인, 서비스 연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 플랫폼으로서의 이점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파트너로 글로벌 차량공유 플랫폼 ‘우버(Uber)’와 손을 잡았다. 티맵모빌리티는 2021년 상반기 우버와 합작회사(JV)를 설립하고 사업 노하우 공유를 통해 차별화된 택시 호출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우버 역시 합작회사에 1억달러(한화 1150억원), 티맵모빌리티에도 5000만달러(한화 575억원)를 투자하는 등 막대한 자금을 들여 국내에서의 입지 강화에 나선다. 우버는 앞서 2015년 자사 차량공유 서비스가 국내 불법영업 판단을 받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전례가 있다. 이후 약 5년만에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인 만큼 티맵모빌리티와 향후 어떤 전략적 행보들을 이어나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현재 티맵모빌리티가 구상 중인 사업의 정점엔 플라잉카가 있다. 출퇴근 시간 서울과 경기도를 약 30분 이내에 오갈 수 있는 하늘을 나는 택시 서비스다. 해당 영역에선 이미 우버가 기술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SKT는 5G,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플라잉 내비게이션 구축 및 플라잉카의 안전한 운행을 위한 ‘지능형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 개발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  과거 우버가 개발에 나섰던 에어택시 서비스 '우버 엘리베이트', 현재는 조비 에이에이션에 사업을 매각한 상태다. (사진=우버)
▲ 과거 우버가 개발에 나섰던 에어택시 서비스 '우버 엘리베이트', 현재는 조비 에이에이션에 사업을 매각한 상태다. (사진=우버)

한편 티맵모빌리티의 출범으로 사실상 카카오가 독점했던 국내 모빌리티 시장엔 일대 지각변동이 예정됐다. 또 카카오 역시 티맵모빌리티를 상대로 한층 강화된 서비스 구축에 나설 것일 만큼, 양사의 경쟁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혜택도 지금보다 커질 전망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날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를 필두로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첫 업무를 개시했다. 티맵모빌리티로 이동하는 기존 SKT 직원들은 1월 1일 합류 예정이며 목표는 2025년까지 기업가치 4조5000억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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