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글라스와 코리아오토글라스(KAC) 합병으로 형제간 분리경영을 구체화한 KCC그룹이 소규모 부동산도 분리하는 작업에 나섰다. KCC글라스의 최대주주가 정몽익 회장으로 변경되며 실제 부동산을 사용하는 KCC글라스가 소유주인 KCC로부터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KCC는 KCC글라스에 세종특별시 소정면 소정리에 위치한 사택을 계열사인 KCC글라스에 매도한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거래금액은 67억원이나 기존 임차보증금을 상계한 실수령금액은 47억원이며, 거래 목적은 ‘경영효율성 증대’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를 통해 KCC가 손에 쥐는 현금은 50억원 미만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매각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KCC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해당 사택은 KCC글라스와 KAC가 세종공장 기숙사로 활용하는 곳”이라며 “KCC글라스와 KAC 합병에 따른 후속작업이다”고 말했다.

이번 부동산 거래는 계열분리 작업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KCC그룹의 계열분리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다양한 얘기들이 흘러나오다가 최근 KCC글라스와 KAC합병으로 분리경영이 구체화됐다. KCC는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경영하고 차남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를 담당하는 식이다.

당초 KCC글라스의 최대주주는 16.37%의 지분을 보유한 정몽진 KCC 회장이었고,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의 지분은 그 절반 수준인 8.8%에 불과했다.

▲  (출처=지난 12월 4일 KCC글라스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
▲ (출처=지난 12월 4일 KCC글라스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

그러나 지난 4일 KCC글라스와 KAC의 합병으로 두 주주간의 지위가 역전됐다. 정몽익 회장은 KAC 지분 25%를 갖고 있었으나 정몽진 회장은 KAC지분이 없었던 탓에 두 회사 합병 후 정몽익 회장의 KCC글라스 지분율은 19.48%로 올라갔고, 정몽진 회장의 지분율은 8.56%로 떨어졌다. KCC글라스와 KAC의 합병비율은 ‘1대 0.4756743’이었다.

업계에서는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 최대주주에 오른 것을 두고 사실상 KCC그룹의 계열분리 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형제간 얽힌 지분관계는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는 평가다. 정몽진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 8.56%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몽익 회장 역시 KCC 지분 8.47%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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