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뷰]넷플릭스 '스위트홈' 입문기

발행일 2020-12-30 17:45:54
‘콘텐츠뷰’는 게임, 드라마, 영화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감상·체험하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풀어보는 기획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 4일 만에 세계 13개국에서 '오늘의 톱10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한국판 포스트 아포칼립스(인류 멸망 및 파멸)'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드라마가 공개되면서 김칸비·황영찬 작가의 동명의 원작 웹툰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넷플릭스)


주목할 점은 웹툰과 드라마의 설정이다.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된 만큼 전체 세계관이나 캐릭터들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곳곳에 다양한 변주를 주며 '새로운 스위트홈'으로 재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그린홈 아파트' 식구들이 괴물을 마주하기 전인 1화 중반부까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괴물에 대처하는 인물의 서사와 결말에 이르는 구성을 세 단계로 나눠 들여다봤다.

내가 아는 현수 맞니?

웹툰과 드라마는 도입부 전개부터 다른 양상을 보인다. 드라마는 최후의 사태에 직면한 인류와 '현수(송강 분)'의 광폭화된 모습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군인들과 대치한 현수의 장면을 뒤로한 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버랩 구성을 택한다.

초반 도입부의 차이는 현수의 가족사 유무다. 웹툰은 프롤로그부터 현수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가족여행을 거부한 채 방에 틀어 박혀 게임에만 몰두했던 현수가 가족을 잃고 홀로 그린홈 아파트에 들어오는 이야기를 과감히 생략함으로써 이야기의 속도를 한층 빠르게 구성했다.

웹툰 속 차현수. (사진=웹툰 스위트홈 갈무리)


웹툰 속 캐릭터와 달리 더 남루한 행색과 의기소침한 성격으로 분한 드라마 속 차현수. (사진=넷플릭스 스위트홈 영상 갈무리)


등장인물의 설정도 같은 듯 다르게 구성했다.

주인공 현수는 과거 왕따를 당한 트라우마를 지닌 채 자신을 캄캄한 방 안에 가두며 은둔형 외톨이를 자처한 인물이다. 드라마에서도 원작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지만 녹색 트레이닝복, 덥수룩한 장발, 의기소침한 성격 등을 더해 은둔형 외톨이의 상징성을 한층 부각시켰다. 웹툰에서의 현수가 마음의 벽을 세운 채 타인과 교류하지 않는 자기중심적 성격을 드러냈다면 드라마 속 현수의 경우 내성적이고 사회를 두려워 하는 나약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웹툰 속 편상욱은 거칠지만 위트있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사진=웹툰 스위트홈 갈무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등장하는 편상욱은 웹툰 캐릭터와 달리 말이 없고 차가우면서도 잔인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사진=넷플릭스 스위트홈 영상 갈무리)


'깡패 아저씨'로 등장하는 '편상욱(이진욱 분)'은 원작보다 드라마에서 더 비중이 커진 케이스다. 특히 드라마에서의 편상욱은 원작의 설정과는 달리 웃음기 없는 진중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사람을 테이프로 칭칭 감은 후 몸에 의자를 올려놓고 앉아서 라면을 먹는 장면을 웹툰에서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각 인물들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계기도 각각 다르다. 웹툰 속 경비 아저씨는 현수가 아파트에 들어온 직후 코피를 쏟지만 드라마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를 열어본 다음 피를 보게 된 것. 현수도 편상욱을 만난 후 기절하며 코피를 쏟는 웹툰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같은 상황에서도 깨끗한 얼굴로 졸도한다. 스위트홈 세계관에서의 '코피'는 괴물화가 시작되는 초기 증상으로, '감염자'가 됐음을 암시하는 장치다.

이게 바로 그 장면이구나

웹툰이 드라마로 재구성 되면서 달라진 점 키포인트는 입체감이다.

현수가 뜯어진 박스를 쫓아 옆집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은 영상으로 재구성돼 긴장감이 배가 됐다. 웹툰에서 인터폰 화면 너머로 보이는 옆집 여자의 변화는 드라마로 옮겨지면서 큰 화면에 가득찬 구도로 촬영돼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고장난 인터폰 화면을 울렁이는 장면으로 연출해 이미 괴물이 된 옆집 여자를 클로즈업한 연출은 시청자로 하여금 직접 현수가 된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현수에게 도움을 청하는 옆집 여자. (사진=웹툰 스위트홈 갈무리)


웹툰과 달리 인터폰 화면을 고장난 설정으로 표현해 기괴한 분위기를 살렸다. (사진=넷플릭스 스위트홈 영상 갈무리)


괴물의 습격을 받아 고장난 철문도 영상화 되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다. 웹툰에서는 편상욱이 현수를 집에 데려다 놓은 후 윤지수의 문 앞에서 "이게 가능한 일이야?"라며 울부짖는 모습을 다소 코믹한 요소로 풀어냈지만 드라마는 이와 상반된 이미지로 연출됐다. 편상욱이 무표정한 얼굴로 윤지수(박규영 분)와 함께 철문을 응시하며 "두드린 게 아니야. 들이받은거지"라고 말하면서 향후 있을 괴물과의 대응을 암시한다.

웹툰과 다른 전개, 어떻게 될까

1화 후반부에서는 괴물과 그린홈 아파트 주민들이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 연출된다. 아파트 문이 봉쇄된 후 괴물이 습격한 상황에서 '이은혁(이도현 분)'이 기지를 발휘해 소화기로 괴물을 쫓아낸다. 이 과정에서 소방관 '서이경(이시영 분)'이 몸을 던져 위기 상황을 모면하게 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된다. 한숨 돌린 주민들은 안도하지만 이미 건물 밖은 괴물들로 포위된 상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의 1화는 이렇게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다.

괴물과의 사투를 끝낸 주민들. (사진=넷플릭스 스위트홈 영상 갈무리)


스위트홈 1화에 등장하지 않은 '박유리(고윤정 분)', '안길섭(김갑수 분)', '한두식(김상호 분)'이 등장하지 않았고 각 인물들의 서사가 전개되지 않음을 감안하면 2화부터 괴물과의 사투가 본격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괴물이 된 사람들과 생존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그린홈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는 총 10화에 걸쳐 순차적으로 전개된다. 2화부터 해부해 볼 이야기는 차현수와 편상욱의 정체, 위기 상황에서 변하는 등장인물의 성격, 새로 투입된 인물들의 활약상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미 원작 작가진이 웹툰과 다른 결말을 의도했다고 밝힌 터라 한층 기대감을 높였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 다음 [콘텐츠뷰]에서는 디테일 속에 숨어있는 변주에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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