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이동하는데 있어 획기적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해준 영국 조지 스티븐슨의 증기기관차, 사람들이 PC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OS) '윈도', 이동하며 전화기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연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이러한 기기와 기술들은 모두 인류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과거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새로운 기술 및 기기는 인류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며 새로운 일상을 선사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2021년, 어떤 기업·기술·기기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을까? <블로터>가 '오픈서베이'와 함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업·기술·기기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자료=오픈서베이)
▲ (자료=오픈서베이)

응답자 10명 중 3명은 화상 커뮤니케이션을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술·기기로 꼽았다.
<블로터>가 선정한 '2021 테크체인저(Tech Changer)' 기술·기기에서 화상커뮤니케이션은 1000명의 응답자 중 282명(선택률 28.2%)으로부터 선택받아 10위에 올랐다. 화상 커뮤니케이션은 각자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이 각종 영상회의 및 협업 툴 등의 기술을 활용해 소통하는 행위를 말한다. 화상 커뮤니케이션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배달로봇(11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14위), 롤러블폰(17위) 등의 기술·기기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감염에 대한 우려로 오프라인 활동은 크게 위축되고 온라인 활동이 늘었다. 많은 직장인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고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다. 공연과 결혼식을 비롯한 각종 행사 주최자들도 온라인을 통해 영상으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이 과정에서 화상 커뮤니케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며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동료들과 소통하기 위해 메신저와 전화뿐만 아니라 영상회의도 필요했다. 상대방의 의도를 텍스트와 목소리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에도 영상회의 툴이 도입됐다. 교사들은 수업 자료를 영상회의를 통해 공유하며 학생들에게 설명해야 했다. 학생들의 출석 여부와 수업 태도를 확인하고 질문도 받아야 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영상회의 툴이 필요했다. 이번 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이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화상 커뮤니케이션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  (자료=오픈서베이)
▲ (자료=오픈서베이)

영상회의와 협업 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관련 기업들의 경쟁도 뜨겁다. 현재 전세계 영상회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영상회의 툴 '줌'으로 알려진 미국의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이다. 줌은 각종 순위에서 선두에 올라있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의 2020년 3분기 한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 순위에서 줌은 1위를 차지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2020년 10월 협업 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줌은 1위를 기록했다. <블로터>가 선정한 '2021 테크체인저(Tech Changer)' 기업에서도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은 124명으로부터 선택받아 카카오엔터프라이즈(124표)와 함께 25위에 올랐다.

줌의 인기 비결은 간편함이 꼽힌다. 스마트폰이나 PC에 줌 앱이나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회원가입 없이 회의를 개설할 수 있다. 무료로 최대 100명까지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줌은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지만 보안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지만 창업자는 중국 산둥성 출신의 개발자 에릭 위안이다. 또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은 중국에 자회사 3개를 운영하며 7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줌의 영상 데이터가 중국의 서버를 경유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미국의 일부 기업과 공공기관들은 줌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보안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줌이 여전히 영상회의 툴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용자들이 그간 줌에 익숙해졌고 실제로 줌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일어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  (사진=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홈페이지)
▲ (사진=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홈페이지)

줌을 제외한 영상회의 툴 시장의 주요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 시스코의 '웹엑스', 구글의 '구글 미트' 등이 꼽힌다. 국내 기업들도 협업 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해외 기업들을 추격하는 입장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웍스모바일은 '네이버웍스'를 내세워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웍스는 네이버의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서비스되며 네이버의 번역 엔진 '파파고'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웍스는 국내·외 시장에서 10만 고객사를 확보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유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적용해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워크는 2020년 9월 출시 후 두 달 만인 11월 기준 기업 및 조직들이 개설한 '워크스페이스' 수 7만개를 넘어섰다. 네이버와 카카오 외에 토스랩의 '잔디', 구루미의 '구루미 비즈', 마드라스체크의 '플로우' 등도 협업 툴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적어도 2021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화상 커뮤니케이션 관련 툴이나 기술이 기업 및 교육 시장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상회의 결과 영상이 클라우드나 PC에 저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용자들은 이 과정에서  민감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체 설문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오픈서베이 결과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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