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호텔업 불황인데…중견 아주그룹 호텔사업 괜찮을까

발행일 2021-01-04 16:52:07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아주그룹 로고.


2020년 초 터진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종 중 하나는 바로 호텔업이죠. 해외 국가들과 교류가 차단돼 외국인 유입이 사실상 막히고, 국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호텔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호텔업은 여행과 떼놓을 수가 없는 사업인데 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지니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대표 호텔사업자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많게는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호텔신라, 호텔롯데, 신세계조선호텔 등은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구요. 이중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신용등급 강등까지 겪었습니다. 최근 호텔업 종사자 4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그나마 대기업 소속의 규모가 큰 호텔사업자들은 상황이 좀 낫습니다. 모기업 등 계열사 지원을 통해 버틸 체력은 충분하기 때문이죠. 지난해 이마트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에 2700억원을 투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비교적 규모가 작은 호텔 사업자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국내 중견업체 중 호텔사업을 영위하는 대표적인 그룹으로는 아주그룹이 있습니다. 문규영 회장의 외아들인 문윤회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직접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죠.

아주그룹은 현재 아주호텔앤리조트라는 계열사를 통해 호텔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호텔레저 사업 역사 자체는 꽤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87년 서교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처음 호텔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따지면 30년이 넘는 경력자죠.

문윤회 대표는 2015년 1월 1일자로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아주그룹의 호텔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문 대표가 경영을 맡은 이후 아주그룹의 호텔사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서울 마포구에 ‘라이즈(Ryse) 호텔’을 새로 열었구요. 제주에는 기존 하얏트리젠시제주를 더쇼어호텔제주로 새롭게 출범시키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해외 호텔 인수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2018년 미국 시애틀의 ‘AC호텔 밸뷰’를 인수했구요. 2019년에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하얏트 플레이스’와 ‘하얏트 헤럴드스퀘어’를 사들였습니다. 세 호텔을 매입하는데 들어간 비용만 2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주그룹이 운영하는 해외호텔.(아주그룹 홈페이지 갈무리.)


아주그룹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면 현재 해외에서 운영하는 호텔은 총 6개로 나옵니다 △더 웨스틴 산호세(The Westin San Jose) △AC호텔 밸뷰(AC Hotel Bellevue) △앰버시 로우 호텔(The Embassay Row Hotel) △하얏트 헤럴드스퀘어(Hyatt Herald Square New York) △하얏트 플레이스 뉴욕(Hyatt Place New York) △에이스 호텔 다운타운 LA(Ace Hotel Downtown L.A) 등입니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문 대표가 부임한 이후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쳤지만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과거 실적 추이를 한 번 살펴보시죠. 아주호텔앤리조트가 호텔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아주호텔서교와 아주호텔제주를 설립했던 2012년 당시 매출규모는 약 310억원으로 7년 만인 2019년 말에는 560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다만 그간 영업손익은 롤러코스터 타듯 움직였는데요. 40억원 정도의 수익을 거둘 때도 있었지만 1억원 미만일 때도 있었습니다.

2018년부터는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69억원,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호텔 사업 덩치를 막 키우고 있던 차에 실적악화에 부딪친 것이죠.

아주호텔앤리조트 실적 추이.(출처=감사보고서.)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발생한 글로벌 팬데믹 사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비상장사라 분기별 실적을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어려운 경영환경을 유추해볼 만한 근거들은 많습니다.

제주에 위치한 더쇼어호텔제주는 지난해 완전 영업을 종료했는데요. 법인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본 결과 아주호텔앤리조트는 2020년 12월 22일자로 100% 자회사였던 아주호텔제주를 흡수합병했습니다. 별도로 운영하던 법인을 흡수합병한 것을 보면 앞으로 당분간 제주에서 추가적인 호텔 사업을 벌이진 않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당초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아주호텔서교와 아주호텔제주 두 회사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었는데, 호텔 운영 법인 중에서는 이번 합병을 통해 아주호텔서교만 남게 된 것이죠.

아주호텔앤리조트 자회사 2019년 실적.(출처=감사보고서.)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서인지 지난해 말에는 증자를 통해 자본금 규모도 늘렸습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20년 9월 30일자로 자본금 규모가 기존 57억7453만원에서 63억8263만5000원으로 약 6억원 정도 늘렸습니다. 다만 이는 발행가액 기준으로 늘어난 것이고 실제 주식발행초과금은 이를 훌쩍 웃돌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2017년부터 매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습니다. 2020년까지 총 네 차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41억원에서 약 64억원으로 늘렸습니다. 같은 기간 발행주식 총수는 82만주에서 127만주로 증가했구요.

아주호텔앤리조트 증자내역.(출처=등기부등본.)


물론 아주호텔앤리조트의 실제 실적이 어떨지는 아직 기다려봐야 합니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앞서 언급했듯 비상장사라 매해 3월 혹은 4월에 공시되는 감사보고서를 통해서만 실적 확인이 가능합니다. 2020년 실적이 공개되려면 3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은 셈이죠.

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반적인 호텔업 위기, 일부 호텔 영업 중단 등을 감안하면 실적 악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게 자연스러운 분석 같아 보이는데요. 과연 아주그룹 후계자로 꼽히는 문윤회 대표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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