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포스코 '30조 탈탄소 플랜', 수소 경제 비관론 극복할까①

발행일 2021-01-07 10:22:31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한 '넷 제로(Net-zero)' 시대를 앞두고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앞설 수 있을까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학 교수는 모든 생명체는 자기 보존의 원칙이라는 한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고, 유전자는 이 원칙에 맞춰 프로그램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설명대로 보면 인간은 이타적 존재가 아닌 이기적 존재인 셈이죠.

인간이 탄소 배출을 줄여 공생하는 것보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한다면, 탄소 배출 제로의 시대는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넷 제로 시대를 앞당기려면 화석연료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전기는 수소와 태양광, 풍력 발전을 통해 생산하고, 내연기관 차량은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로 바뀌어야 합니다. 전기차를 충전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 또한 친환경으로 생산해야 합니다.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전기차(FCEV) 넥소.(사진=현대차)


친환경 에너지는 고비용, 저효율의 에너지입니다.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지죠. 풍력 발전은 바람을 받아야 하고, 태양광 발전은 일조(日照)가 있어야 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수소는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원소입니다. 물의 약 11%가 수소입니다. 사용 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환경문제를 유발하지 않습니다. 수소는 단위 질량 당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습니다. 가솔린의 약 3배에 달합니다. 수소를 연료전지에 탑재하면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죠.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소는 자연 상태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아 전기 에너지 등을 이용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전환 과정에서 다량의 에너지가 소모되죠. 수소를 얻기 위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수소로 저장된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수소를 저장하고, 이송하는 과정에서도 손실이 발생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집니다.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인 건 분명하지만 경제성 측면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현대차와 포스코, 한화 등 국내 대그룹들은 넷 제로 시대를 맞아 '수소 경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중 포스코그룹은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해, 수소 분야에서만 연 3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공법(Top Gas Recycling)을 개발해 생산 과정에서 석탄을 쓰지 않고 수소를 통해 쇳물을 뽑아낼 계획입니다. 수소와 산소를 고로에 투입해 고온화한 뒤 쇳물을 뽑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탄소사용량을 25% 줄일 수 있어 생산과정에서 50%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철강 산업은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해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산업으로 꼽혔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친환경적으로 쇳물을 뽑을 수 있죠.

포스코 그린수소 사업 모델.(자료=포스코)


포스코는 철강 생산공정에서 발생한 부생가스를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철강 산업은 쇳물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부생가스가 발생합니다. 고로 안에 철광석과 코크스(석탄)을 넣고 섭씨 1500도로 가열하면 쇳물이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코크스가스와 고로가스, 전로가스 등 부생가스가 발생합니다. 제철 부생가스는 석탄과 소결광 등이 포함된 곳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불순물을 다량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이물질을 제거한 후 수소를 포집합니다. 일부는 제철공정에 다시 공급돼 제철 공정의 온도를 조정하고, 철강 제품의 산화를 방지하는데 사용합니다. 나머지는 발전소의 원료로 활용되죠.

포스코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연간 7000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잉여가스를 재사용하고, 일부는 발전 용도로 사용하니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포스코 수소 생산 계획.(자료=포스코)


포스코는 2025년까지 부생가스 생산 능력을 10배 이상 늘려 연 7만톤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2030년까지 50만톤의 블루수소 생산체계를 갖추고, 2040년까지 연 200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2050년에는 블루수소와 그레이수소, 그린수소 등을 합해 연 500만톤을 생산하는 게 목표입니다. 2050년 국내의 수소 수요는 약 1690만톤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수요의 약 29.5%를 포스코가 책임지는 셈이죠. △발전 △운송 △산업 △건물 △산업용 에너지를 포스코가 공급하게 되는거죠.

블루수소는 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땅 속에 매집하는 방식입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지만, 온실가스는 땅에 매집하니 친환경 에너지라는 설명이죠. 암모니아의 질소를 떼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린수소는 물(H2O)을 전기분해해 추출한 것입니다.

포스코는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외에도 직접 수소를 생산해 수요업체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현재 연 3500톤의 수소를 추출하고 있는데 생산규모를 1428배 늘리겠다는 것이죠.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금시재(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는 17조8866억원입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아도 18조원을 빠르게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자금력이 풍부한 만큼 투자금을 선제적으로 집행해 글로벌 수소 생산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죠.

그러나 '수소 경제'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공존하는 만큼 포스코의 원대한 포부가 현실화될지는 의문이 많습니다.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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