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GS칼텍스 드론물류, ‘빛 좋은 개살구’아닐까

발행일 2021-01-07 10:55:04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GS칼텍스 미래형 주유소 이미지.(이미지=GS칼텍스.)


오는 11일부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규모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1’에 GS칼텍스가 참가한다고 밝혔습니다. GS칼텍스가 CES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정유업체인 GS칼텍스가 가전 전시회에는 무슨 볼일이 있는 것일까요.

GS칼텍스의 이번 참가 주제는 ‘미래형 주유소’라고 합니다. 현재 주유 목적으로만 활용되는 주유소를 전기 및 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 드론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 및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최근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빌리티 사업과 엮은 것이죠.

미래형 주유소의 핵심은 바로 드론입니다. 수소차나 전기차 충전은 사실 연료의 종류만 바뀔 뿐이고, 지금처럼 차량에 연료를 주입한다는 사업 개념과 사실상 똑같습니다. 별로 새로울 것이 없죠.

반면 드론물류 사업은 정유업체인 GS칼텍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사업인데요. 주유소의 넓은 면적을 활용해 주유소를 ‘물류 허브’로 만들고, 여기에 드론을 연계해 상품을 배달한다는 아이디어입니다.

GS칼텍스의 얘기만 들어보면 정말 가까운 미래에 주유소에 드론이 떠다니는 모습이 절로 그려집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드론 물류 사업이 상상처럼 쉽게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일까요. 드론 물류 사업의 상용화는 대략 언제 가능한지. 또 상용화 되더라도 사업적 경쟁력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심해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선 세계에서 드론물류 사업 선두에 서 있다고 평가 받는 아마존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가 2018년 작성한 보고서 ‘특허로 보는 아마존 드론 물류 혁명’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2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 연구개발센터를 통해 처음 드론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출처=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특허로 보는 아마존 드론 물류 혁명)


프라임 에어는 고객들 현관문 앞에 30분 이내에 소포를 가져다준다는 목표의 드론 배송 사업으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2013년 말에 공식적으로 사업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16년 처음으로 영국 캠브리지 거주 고객 대상으로 에어 배송 시범 서비스가 성공을 했구요.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배송 시연을 했습니다. 2020년 9월에는 미국연방항공청이 프라임 에어를 승인하며 드론 배송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따지고 보면 아마존이 드론 택배 사업에 착수한 것은 햇수로 10년입니다. 그러나 아직 진정한 의미의 상용화 시기는 여전히 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비행 시간과 자율주행 등 기술적 문제는 물론이고, 각종 규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죠.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드론 한 대가 택배를 배달하는 것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드론 택배 상용화는 수천대의 드론들이 항상 하늘에 떠다니는 것”이라며 “이를 종합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과 새로운 규제들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 6월 8일 오전 제주도 GS칼텍스 무수천주유소에서 드론 배송 시연 행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최남호 제조산업정책관(왼쪽에서 네번째),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에서 다섯번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왼쪽에서 여섯번째),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왼쪽에서 일곱번째)


아마존은 10년 가까이 드론 택배에 대대적인 투자를 벌여왔습니다만, GS칼텍스가 드론 택배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GS칼텍스의 보도자료 내역들을 쭉 살펴보면 드론 배송이 언급된 것은 2020년 4월부터입니다. 인천시 중구 소재 인천물류센터에서 드론을 활용해 유류 샘플을 배송한 내용으로, 물류센터 현장 직원이 건의한 애로사항이 아이디어가 됐다고 합니다.

같은 해 6월에서야 주유소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연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주유소를 드론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신속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계열사인 GS리테일과 손잡고 편의점 상품을 주유소에서 드론으로 목적지에 배달하는 사업인데요. 기존 유통 인프라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도서지역 등 물류 사각지대 거주 주민들에게 생활 필수품을 배송해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도 있습니다.

다만 GS칼텍스의 드론 배송 사업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물류센터 유류 샘플 배송에는 국토교통부가 드론 배송과 드론 택시 활성화를 위해 개발 중인 K-드론시스템이 활용됐습니다. 운송물 용기 및 항법장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드론배송시스템으로 2019년 시작한 배송용 드론 실증 R&D 사업을 통해 개발되었구요.

주유소를 통한 드론 택배 역시 마찬가지로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사업의 일환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중심으로 구성한 ‘민관 공동 드론물류 컨소시엄’의 연구가 기반이 됐죠.

(출처=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특허로 보는 아마존 드론 물류 혁명)


물론 정부와 협력해 사업을 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아마존처럼 직접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수십개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하는 것과는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실제로 드론 택배 사업에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이미지 개선을 위한 보여주기 사업인지 의심을 해볼만 하다는 것입니다. GS칼텍스는 구체적으로 얼마의 금액을 투자해 언제까지 사업을 실현시키겠다고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드론 배송 상용화 계획과 관련해 “국토부 등 정부와 같이 하는 사업”이라고 말해 상용화 시점을 알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게다가 아직 국내서는 드론 택배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이 큽니다. 상용화되기까지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투자비용은 크기 때문입니다. 드론 택배 사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일만한 국내 1위 택배업체 CJ대한통운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체 드론기술 개발에 주력해왔으나 현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는 드론개발 사업을 일시중지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CJ대한통운 역시도 과거 국토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등 정부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GS칼텍스가 이번에 공개한 미래형 주유소 사진에는 주유소 지붕에 드론 착륙장이 마련돼 있고, 드론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입니다. 과연 GS칼텍스가 그리는 미래형 주유소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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