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중국 자본의 힘"…tvN '여신강림'에 등장한 中 기업 광고 '논란'

발행일 2021-01-07 11:31:04
최근 국내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에 중국 기업의 광고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중국 브랜드와 제품의 등장에 반감이 일고 있지만 앞으로 같은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tvN 드라마 ‘여신강림’ 포스터)


中 누리꾼 “나라를 빛내라!”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는 중국 기업의 광고가 노골적으로 등장한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 중국어 광고가 설치돼 있거나, 옷이 담긴 박스에 중국 기업 브랜드가 크게 표시되는 식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나 살 수 있는 중국산 즉석 훠궈를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먹는 장면도 나온다.

tvN 드라마 ‘여신강림’ 중 일부 장면


여신강림 협찬에 나선 주요 중국 업체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京東·JD.com), 인스턴트 훠궈로 유명한 즉석식품 브랜드 즈하이궈(自嗨锅) 등이다. 홍콩의 글로벌 소스 브랜드 ‘이금기’(Lee Kum Kee)도 협찬사로 표시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 로고


국내 누리꾼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일부 장면에서 대놓고 중국 브랜드나 제품이 노출되다 보니 마치 중국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이질적이라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반면 해당 영상을 접한 중국 누리꾼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여신강림에서) 중국 기업 광고가 눈에 띈다. 한국 드라마에 나간 김에 확실히 국가를 빛내라”, “중국 자본의 힘”, “한국 드라마에서 중국 브랜드를 볼 수 있어서 다행“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중국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tvN 드라마 ‘여신강림’ 중 일부 장면 (웨이보 갈무리)


소비자 증대와 글로벌 공략에 한국 드라마 활용

중국이 한국 드라마에 광고 협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SBS 드라마 ‘쓰리데이즈’에는 극 중 인물이 식당을 예약하려고 ‘타오바오’ 앱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왔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가 중국 기업 최초로 한국 드라마에 협찬을 시작한 것이다. 이후 2016년 tvN 드라마 ‘도깨비’에는 중국 칵테일 브랜드 RIO의 제품이 등장했고, 2018년 방영된 KBS2 드라마 ‘당신의 하우스 헬퍼’에는 중국산 SUV와 화물밴이 간접광고 형태로 나오기도 했다.

SBS 드라마 ‘쓰리데이즈’에 등장한 '타오바오' 앱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처럼 중국 기업이 한국 드라마에 협찬하는 것은 한국 시장보다는 자국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를 통해 자국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소개해 매출 증대의 기회로 삼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러한 간접광고 마케팅은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한국 드라마에 집행하는 PPL을 통해 아시아 및 전 세계에 브랜드 홍보를 겸할 수 있는 만큼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여러 파급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광고협찬 비용이 싸다고 볼 여지도 있다.

위험성 내포한 중국 자본 “마다하기 어렵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의 간접광고가 극 중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여신강림에서 등장한 ‘편의점 훠궈 식사’처럼 생뚱맞은 장면이 계속 나온다면 이야기의 흐름이 깨지고 자칫 시청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장면은 누리꾼을 통해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와 조롱거리가 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드라마의 평가마저 추락할 우려마저 있다.

tvN 드라마 ‘여신강림’ 중 등장한 중국 인스턴트 훠궈 브랜드 즈하이궈(自嗨锅)


또한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이 국내 드라마의 간접광고 시장에 들어와 제작지원비를 높이면 고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국내 중소기업은 브랜드를 홍보할 기회를 뺏기게 된다. 일부 기업만 몰리게 되면 광고 시장의 다양성도 사라질 수 있다.

중국 자본의 투자금이 커질수록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저해될 여지가 없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제작사가 ‘알아서 기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1997년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티벳에서의 7년‘ 이후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할리우드 작품은 나오지 않는 상태다. 설사 감독이 다루더라도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본 제작사가 사후 편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티벳에서의 7년' 포스터


중국 자본에는 이런 위험성이 숨어 있지만 향후 국내 콘텐츠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중국 기업의 광고 협찬이 막대한 제작비를 대기 위한 좋은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회당 수억 원에 이르는 최근의 드라마 제작비를 고려하면 큰돈을 쓸 수 있는 중국 기업의 협찬을 대안도 없이 무작정 거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드라마에 유통이 아닌 제작 단계부터 관여하길 원하는 중국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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