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日, 도쿄올림픽 열 수 있을까…"백신도 구세주 아냐"

발행일 2021-01-08 05:48:39
마스크를 쓴 일본 인형 (픽사베이 제공)


일본에서 과연 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 것인가. 일본 정부가 7일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올림픽 개최 회의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마지막 희망인 백신조차 접종에 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의미가 없다는 지적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막대한 비용까지 겹치면서 도쿄올림픽은 '악몽'으로 변하고 있다.

매일이 최고치…코로나19 확진자 폭증하는 일본

일본 코로나19 감염자 수 현황 (NHK 갈무리)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에는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다. NHK에 따르면 7일 오후 8시 45분 기준 일본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533명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전일 6001명 대비 하루 만에 무려 1500명 가깝게 늘어난 것이다.

도쿄도도 이날 오후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2447명으로 최초로 2000명을 돌파하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사카에서는 607명의 확진자가 나와 전일 560명을 웃돌며 이틀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지경이 되자 일본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8일부터 한 달간 수도권 긴급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지역은 도쿄, 가나가와, 사이타마, 치바현 등 4개 지역을 대상으로 하며 기간은 2월 7일까지 1개월간 이어진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일본 내각 홍보실 홈페이지 갈무리)


스가 총리는 “전국 평균 감염자 수의 절반이 4개 지역에 집중돼 있고 오늘 도쿄에서 확진자 수가 2400명을 상회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확산을 막고 감염을 감소 추세로 전환시키기 위해 이번 긴급사태 선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긴급사태의 구체적 조치로는 △음식점 오후 8시까지 영업시간 단축 △재택근무 확대를 통한 출근자 70% 감소 △오후 8시 이후 불필요한 외출 자제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의 입장 제한 등이 있다. 다만 초중고 및 대학교 휴교 요청은 빠졌다.

확산 막을 백신은 ‘시간부터 문제’

(화이자 홈페이지 갈무리)


코로나19 문제가 더 커질 경우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막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긴급사태 선포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확진자가 날마다 급증하는 데다 희망을 걸고 있는 백신 효과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설령 백신이 완벽한 효과를 낸다고 해도 시간과의 싸움이 남아 있다. 현재 화이자는 일본에 백신 1억2000만 회분을 올해 상반기까지 공급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화이자 백신은 3주 이상 간격으로 1인당 2회 접종해야 90%의 예방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6000만명 분량에 해당하는 셈이다.

백신 확보는 1차 관문일 뿐이다. 일본은 이르면 3월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실시할 예정인데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100만명씩 접종하더라도 한 달에 2000만명 정도만 소화가 가능하다. 6000만명의 접종이 완료되려면 약 3개월이 걸린다는 뜻이다.

2회차 접종은 3주~1개월 후에 이뤄지는 만큼 또다시 3개월이 더 필요하다. 백신의 효과는 접종 2주 후부터 나타나므로 접종자 6000만명의 면역 획득이 이뤄지는 시기는 대략 9월 중순으로 예상된다.

도쿄올림픽이 7월 23일에 개막할 예정임을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 늦다. 의료진이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접종자 수를 더 늘린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만약 계획대로 6000만명에 대한 접종이 이뤄지더라도 아직 인구의 절반은 면역을 얻지 못한 상태일뿐더러 현재 발생한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 등의 변수까지 고려하면 올림픽 개최 전망은 암울하기만 하다.

(화이자 홈페이지 갈무리)


이를 두고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지난 5일 언론 기고에서 “7월까지 6000만명이 접종을 받으려면 하루에 150만명을 접종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까”라며 “정부 등 관계자들은 도쿄올림픽을 반드시 개최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백신 접종의 구체적 실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일본 언론들도 백신에 회의적인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7일 일본 매체 JB프레스는 “분명 절망감이 감돌고 있다”며 “백신 접종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해도 도쿄올림픽이 개막하는 올여름까지 팬데믹을 완전하게 막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또한 “남아공에서 확인된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개발된 백신의 유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조직위 관계자들은 백신이 도쿄올림픽 개최의 ‘구세주’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드디어 직시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천문학적 대회 비용에 여론도 악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여기에 막대한 비용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승인한 대회 예산 계획은 1조6440억엔(약 17조3185억원)에 달한다. 경기장 건설비 등을 위한 1조3500억엔과 예비비 270억엔에 더해, 대회 연기로 인해 추가되는 비용 등 2670억엔까지 모두 더한 것이다.

일본은 올림픽을 유치할 당시인 2013년 개최 비용으로 73억달러(7조9716억) 정도를 예상했으나 이미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역대 하계올림픽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이 든 2012년 런던올림픽의 149억달러(16조2708억)를 능가하는 것이다.

각종 문제가 겹치면서 일본인들 역시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해 12월 11일부터 3일간 NHK가 실시한 올림픽 관련 여론 조사에서 ‘도쿄올림픽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32%로 가장 많았고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은 27%에 그쳤다. 지난해 10월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중단’ 의견이 23%, ‘개최’ 의견이 40%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두 달 새 역전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무조건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7일 기자회견에서는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에 “우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극복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감염 대책에 만전을 기해 안전·안심하는 대회를 실현하고 싶다는 결의를 가지고 있다”며 올림픽 개최 의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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