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으로 36조원을 거뒀다. 직전 연도인 2019년보다 29.46%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가전 등 주력 제품의 판매 호조에 원화 강세까지 더해진 효과가 컸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년 누적으로 매출 236조2600억원, 영업이익 35조95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과 견줘 매출액은 2.54%, 영업이익은 29.46% 늘어났다.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게 주효했다. 3분기에는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제를 앞두고 화웨이의 선주문이 급증하면서 메무리 반도체 실적이 역대급을 달성했다. 여기에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 정책과 펜트업 수요 효과로 스마트폰과 TV·가전 판매까지 호조세를 보이면서 호실적을 지지했다.
4분기도 선방했다. 2020년 4분기는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9조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7%, 25.70% 증가했다.
다만 66조9600억원의 매출과 12조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지난 3분기 대비 매출은 8.90%, 영업이익은 27.13% 감소했다.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환율 급락에 따른 매출 감소 효과, 2~3분기 반짝 늘어났던 반도체 수요 과잉이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18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4조5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화웨이 제재’ 효과를 본 전분기(5조5400억원)보단 20% 가량 낮지만 3조4500억원을 거둔 전년 동기 대비론 1조원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DS부문 내 디스플레이패널(Display Panel) 부문은 매출 9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이 예상된다. LCD 패널의 수급은 다소 줄지만 OLED 패널 수요가 크게 확대되며 분기 기준 매출이 1조원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IT·모바일(IM) 부문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2조5000억~3조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전분기 영업이익 4조5000억원에 비해 1조5000억원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4분기 매출 14조원, 영업이익 8000억~1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팬트업 수요가 몰렸던 지난 3분기 1조6000억원을 거둔 것에 비해선 줄겠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비슷한 숫자가 나올 전망이다.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한 자동차 전장 장비를 담당하는 하만은 매출 2조5000억~2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비슷하겠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 가량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말 2020년 확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