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20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계절성 마진 하락에도 코로나19의 ‘팬트업’ 수요가 4분기까지 이어지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LG전자는 8일 4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8조7826억원, 영업이익 647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 분기(16조9196억원)보다 11.0%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590억원보다 32.5% 떨어졌지만 6000억~7000억원을 예상한 증권가 컨센서스에 비교적 부합했고, 특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2019년 4분기 대비 무려 5배나 많았다. LG전자 측은 4분기 매출의 경우 분기 사상 최대며 영업이익은 역대 4분기 가운데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2020년 연간 기준으로는 63조2638억원을 거두며 62조3062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5%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조191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조4361억원 대비 31.0%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 3조원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4분기 마진 하락이 일반적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실적은 의미가 크다. 코로나19로 2020년 상반기 소비 심리가 나빠졌던 게 하반기 회복되고 있고, 여기에 연말 할인 시즌에 가전 수요가 대거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4분기도 TV를 비롯한 가전이 캐시카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TV와 오디오, 뷰티기기를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부문 매출은 4조3000억원 수준으로 3조6000억원 수준인 지난 분기보다 20%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은 2000억원 안팎으로 전기(3270억원) 대비 1000억원 가량 줄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HE부문에서 미니LED TV 신제품이 편입되고 OLED TV에서는 48인치 판매가 확대되면서 2021년에도 지속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부문은 매출 5조5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대비 지표들은 다소 낮아졌지만 전체 사업부문과 비교할 때 영업이익은 여전히 가장 비중이 높다.

다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 부문은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략 모델 ‘벨벳’과 ‘윙’이 모두 부진하면서 매출은 1조4000억원 안팎으로 전기 대비 1000억원 가량 적어지고, 영업적자는 2400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작년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환경 악화에 따른 반사 수혜는 없었으며, 동사의 신규 폼팩터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실적 개선도 전무했다”며 “현재 스마트폰 시장 내 다양한 구매 결정요인들이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브랜드의 영향력이 가장 강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자 전장을 담당하는 VS(Vehicle Solutions)부문은 1조9000억원 안팎의 매출로 전기(1조6550억원) 대비 3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업적자는 지난 2분기 2000억원에서 3분기 660억원, 4분기에는 600억원 수준으로 더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2021년에는 글로벌 전장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파워트레인 합작사 설립으로 VS부문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인포테인먼트와 램프(ZKW)가 남는 VS부문은 흑자 전환이 확실시되며, 분사하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에 대해 LG전자는 2022년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니터와 PC,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등을 담당하는 BS(Business Solution)사업부문은 매출 1조45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BS부문은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이니지 등) 판매 증가와 중저가 모니터·노트북 등 판매 호조, 공기청정기를 중심으로 한 B2B 시장 확대로 그룹 내 매출 기여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LG전자의 2020년 4분기 및 연간 세부 실적은 이달 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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