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레그램, 왓츠앱 로고
▲ 텔레그램, 왓츠앱 로고

비밀 보장 암호화 메신저로 널리 알려진 ‘텔레그램’이 최근 3일간 2500만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대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왓츠앱’이 4일 새로 발표한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반발해 이탈한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모여든 결과다.

왓츠앱은 유럽에서 국내의 ‘카카오톡’만큼이나 널리 쓰이는 글로벌 메신저다. 그러나 ‘왓츠앱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 개인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변경된 개인정보 보호 약관이 게시되자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왓츠앱의 모회사다.

변경된 약관에 따르면 왓츠앱 사용자들은 2월 4일까지 페이스북에 계정 데이터 공유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공유하지 않을 경우 계정이 삭제되므로, 이번 약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왓츠앱 이탈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왓츠앱이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사용자 정보에는 전화번호, 거래 데이터, 위치 데이터 및 기기 진단 결과 등 사용자를 특정할 수 있을 만한 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다. 또 약관에 동의하면 페이스북의 여러 계열사에도 해당 정보가 공유된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이미 여러 차례 물의를 빚어온 페이스북에 개인정보가 공유된다는 소식은 왓츠앱 이용자들 입장에서 그리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철저한 익명성 보장으로 유명한 텔레그램으로 그들이 떠나는 이유다.

일부 영향력 있는 인물들도 왓츠앱의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은 11일부터 왓츠앱 대신 자국 메신저를 사용하겠다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또 다른 암호화 메신저 시그널을 암시하는 “Use Signal”이란 트윗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12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이번 사태로 월 5억명의 활성 사용자 돌파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달성했다. 왓츠앱의 신규 개인정보보호 약관이 철회되지 않는 이상 텔레그램을 비롯한 당분간 암호화 메신저들의 이용자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