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5일 공개한 '갤럭시 S21' 시리즈의 신규 카메라 기능으로 브이로거 사로잡기에 나선다. 이번 시리즈의 카메라는 전작과 비교해 스펙보단 다양한 촬영 편의 기능 추가·개선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무의미한 스펙 업그레이드보단 고성능 카메라를 활용한 다양한 종류의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려는 삼성의 포석이다.
새로 추가된 기능 중에는 '디렉터스 뷰' 영상 촬영 모드가 눈에 띈다. 디렉터스 뷰는 한 번에 전면이나 후면, 하나의 카메라만 선택해 쓸 수 있다는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의 상식을 깨고 전·후면 카메라 동시 촬영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앞뒤 두 개의 화면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갤럭시 S21 시리즈에 탑재된 망원·광각·초광각 카메라의 다양한 앵글을 모두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사용자는 그 안에서 본인이 선택한 카메라로 자연스레 화면을 전환하며 촬영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은 어디에 쓰일 수 있을까?
스마트폰 카메라를 동시에 하나만 쓸 수 있다는 점은 그동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일상을 찍을 때도 셀피가 아니라면 촬영자는 좀처럼 사진에 함께하기 어렵다.
이젠 대중화된 브이로그 영상 촬영 시에도 스마트폰 한 대로는 연출에 한계가 명확하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 자신의 얼굴을 전면 카메라로 노출하거나, 후면 카메라로 사물이나 배경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정도가 끝이다. 하지만 디렉터스 뷰처럼 전·후면 카메라와 다수의 앵글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누군가 나를 찍어주지 않아도, 여러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훨씬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 기록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그간의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와 화소수 늘리기에 집중하기보다 늘어난 카메라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고민을 한 끝에 디렉터스 뷰 기능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 S21 시리즈는 기존 촬영 환경 개선에도 집중했다. 프로 비디오 모드에서는 다중 마이크 녹음을 새롭게 지원하며 이번에 함께 출시된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와 연동하면 버즈의 마이크를 무선 마이크처럼 사용할 수 있어 촬영 중 사용자의 음성과 주변 배경음을 동시에 입체적으로 녹음할 수 있다.
전작인 갤럭시 S20에서도 선보인 AI 기반의 슈퍼 레졸루션 줌 기능은 갤럭시 S21에서 진화했다. 확대 시 흔들림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20배 줌부터는 자동으로 흔들림을 잡아주는 '줌 락' 기능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멀리 있는 피사체나 글씨도 한층 자연스럽게 당겨서 찍을 수 있게 됐다.
또 강화된 인공지능(AI) 기능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다이내믹 슬로모, 하이라이트 동영상과 같은 효과들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역시 1인 미디어나 다양한 형태의 브이로그 만들기는 즐기는 사람들이 반길 만한 기능들이다.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 S21과 S21+, S21 울트라의 카메라 스펙도 전작인 갤럭시 S20 시리즈보다 진화했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1 울트라는 후면에 1억 800만 화소 광각, 1200만 듀얼픽셀 초광각, 1000만 듀얼픽셀 망원 렌즈와 레이저 AF(자동초점) 기능을 탑재하고 전면에는 4000만 화소 렌즈를 장착해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우수한 스펙을 갖췄다.
갤럭시 S21과 S21+의 후면에는 1200만 화소 듀얼픽셀 광각, 6400만 화소 망원, 1200만 화소 초광각 렌즈 등 트리플 카메라 및 전면 1000만 화소 듀얼 픽셀 카메라가 탑재됐다. 이는 전작과 비슷한 수준이다.
갤럭시 S21 시리즈의 정식 출시일은 29일이며, 국내에선 15일부터 21일까지 사전 예약이 진행된다. 가격은 갤럭시 S21이 99만9000원, S21+ 119만9000원, S21 울트라는 사양에 따라 145만2000원과 159만9400원으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