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먹방 유튜버 햄지가 “김치와 쌈은 당연히 한국 음식”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중국 광고 업체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햄지 유튜브 영상 갈무리)
▲ (햄지 유튜브 영상 갈무리)

햄지의 중국 활동을 지원하는 상하이 쑤시안(素贤) 광고회사는 17일 공고문을 내고 “햄지와의 모든 계약을 공식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햄지의 발언이 중국 팬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고 회사의 신뢰에 심각한 해를 입혔다”면서 “모든 (햄지 관련) 영상은 삭제되며 관련 타오바오 제품은 철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  햄지와 계약취소를 통보한 중국 광고업체의 공문 (웨이보 갈무리)
▲ 햄지와 계약취소를 통보한 중국 광고업체의 공문 (웨이보 갈무리)

유튜브 구독자 530만명에 달하는 햄지는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다양하게 활동 중이었다 . 이런 가운데 발생한 이번 광고 업체와의 계약 해지는 햄지가 ‘쌈과 김치’를 먹는 방송을 선보인 이후 중국 누리꾼이 반발하면서 벌어졌다.

햄지는 지난해 11월에 유튜브에 올린 ‘우렁쌈밥’ 먹방에서 상추와 양배추 등에 쌈을 싸서 먹는 모습을 선보였다. 영상에서 한 누리꾼은 “중국인들이 쌈 문화가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영상 보고 화났는데 햄지가 쌈을 싸 먹는 영상을 올려줘서 기쁘다”는 댓글을 달았고 햄지는 이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후 중국 온라인에서 햄지를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햄지의 먹방 장면을 올리면서 “쌈은 중국의 문화”라는 억지 주장도 이어나갔다.

▲  (햄지 유튜브 영상 갈무리)
▲ (햄지 유튜브 영상 갈무리)

또한 중국 누리꾼들은 햄지가 지난 15일에 올린 ‘너무 매운 주꾸미 비빔밥’에 백김치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햄지가 중국 문화를 훔쳤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  (햄지 유튜브 영상 갈무리)
▲ (햄지 유튜브 영상 갈무리)

중국 누리꾼들은 “쌈과 김치를 한국 것이라고 우기는 유튜버는 꺼져라” 등의 악플 테러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16일 한때 햄지의 이름이 웨이보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의 억지 주장에 대해 햄지는 “김치나 쌈은 당연히 우리나라 음식이고 식문화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논쟁이 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소신을 밝혔다. 또한 햄지의 소속사가 사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사과한 건 중국X들이라는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한 사과”라며 선을 그었다.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후 햄지를 비난하는 중국 내 여론이 악화됐고 급기야 중국 광고 업체는 17일 햄지와의 광고 계약 해지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업체는 “상하이 쑤시안 광고회사, 번역작업 직원, 타오바오 등은 공식적으로 햄지와의 모든 계약을 해지한다”면서 “우리 회사는 중국에 대한 모욕을 단호히 반대하며 국가와 국민의 존엄성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라고도 적었다.

현재 중국 대표 쇼핑몰인 타오바오에는 햄지가 영상에서 선보인 라면, 요리도구 등의 다양한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계약 해지로 관련 제품의 판매는 모두 중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 중인 햄지 관련 상품
▲ 중국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 중인 햄지 관련 상품

햄지의 계약 해지 사실이 알려진 17일부터 중국 온라인에서는 ‘환영한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 등에 “늦었지만 옳은 결정”, “모든 걸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다니 한국인은 뻔뻔하기 그지없다”, “한국인은 우주도 자기들이 창조했다고 말할 듯”, “중국에 친근하게 굴던 마스크를 벗은 것”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편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 문화 훔치기’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환구시보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중국의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는 기사를 낸 바 있다.

▲  (중국 유튜버 리즈치 영상 갈무리)
▲ (중국 유튜버 리즈치 영상 갈무리)

또한 유튜브 구독자 1400만명을 보유한 중국인 리즈치(李子柒)의 영상에는 한국식으로 김장하는 장면이 등장했고, 장쥔 유엔(UN) 주재 중국 대사는 SNS에 직접 김치를 들고 있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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