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10대 소녀가 '틱톡' 내 '기절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소녀는 사망 당시 휴대전화를 옆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5살 동생은 부모에게 "언니가 기절 챌린지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챌린지'는 틱톡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로, 특정 행위나 춤 등을 여러 사용자가 따라하며 공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유행했던 지코의 '아무노래' 안무 챌린지가 대표적인데요. 누구나 쉽게 인기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모든 챌린지가 안전하고 재밌기만 한 건 아닙니다.

▲  지코 '아무노래 챌린지'(좌), 절벽에서 바다로 다이빙하는 영상(우) (자료=틱톡 갈무리)
▲ 지코 '아무노래 챌린지'(좌), 절벽에서 바다로 다이빙하는 영상(우) (자료=틱톡 갈무리)

실제 틱톡을 이용하다 보면 꽤 위험한 영상들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영상에 '이 동영상의 동작은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같은 경고 문구만 내걸려 있기도 합니다. 댓글에 '위험하다', '걱정된다' 같은 의견이 달려도 노출은 계속되고 '좋아요' 개수도 점점 늘어갑니다.

문제는 틱톡 사용자의 상당수가 10대 청소년들이란 점인데요. 와이즈앱이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틱톡 내 10대 이용자 비중은 42.7%에 달합니다. 그만큼 틱톡에는 성인에 비해 변별력이 낮고 트렌드에 민감한 10대 사용자들이 위험한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책무가 요구됩니다.

반면, 알려진 틱톡의 10대 보호 정책은 사용자 연령을 13세 이상으로 제한한 것, 그리고 만 16세 미만 사용자 계정에서 제작된 콘텐츠는 기본 옵션을 '비공개'로 하는 것 정도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018년에도 한 14세 소년이 기절 챌린지를 하다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돼 있습니다. 23일에도 파키스탄의 한 10대 소년이 철로 위에서 틱톡 영상을 찍다가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이쯤 되면 과연 '위험할 수 있다'는 문구만으로 사용자들의 호기심과 호승심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편, 틱톡은 이번 사건에 대해 "틱톡이 기절 챌린지 참여를 권했다는 어떤 콘텐츠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당국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틱톡의 주장처럼 이번 사건이 틱톡 챌린지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한 영상이 어린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계속돼 왔습니다.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오든 이 일을 기점으로 미성년자에 대한 콘텐츠 필터링 강화, 업로드 영상 사전 검수 등의 강력한 보호 정책이 조속히 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