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스파이더맨은 '마블 유니버스'를 대표하는 '어벤져스 멤버'다.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가 끝난 지금, 마블 유니버스(세계관)를 이끌어 갈 차세대 히어로들이 베일을 벗었다. 마블 코믹스는 오는 5월부터 새로운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출간할 계획이다.

어벤져스는 잊어라? 달라진 영웅들

최근 마블 코믹스는 마블 유니버스의 주축이 될 '히어로즈 리본(Heroes Reborn) 2021 프로젝트'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마블 코믹스는 '제이슨 아런' 작가의 글과 아티스트인 '에드 맥기니스'의 그림이 더해진 '히어로즈 리본'이 마블 유니버스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  히어로즈 리본. (사진=마블 닷컴 홈페이지 갈무리)
▲ 히어로즈 리본. (사진=마블 닷컴 홈페이지 갈무리)

새롭게 태어난 영웅들은 이전과는 다른 설정으로 재회한다. 마블 코믹스의 우주적 존재인 '피닉스 포스'가 세상을 불태우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히어로 프랭클린 리차드가 '포켓 우주'라는 가상 공간으로 영웅들을 이주시키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마블 코믹스에 따르면 토니 스타크는 더 이상 아이언맨 슈트를 입지 않고, '번개의 신' 토르의 경우 망치 대신 술잔을 드는 무신론자로 설정됐다. '와칸다'가 신화로 일축된 세상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평범한 군인의 삶을 살아간다. 헐크는 우주 행성에서 괴물들과 고군분투하며, 피터 파커는 '스파이더맨' 쫄쫄이 의상 대신 본업에 충실한 기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독립된 세계관에서 움직이던 캐릭터도 한 자리에 모인다. 뱀파이어의 피를 가진 헌터 블레이드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필 콜슨도 만나볼 수 있다.

▲  히어로즈 리본에서는 망치 대신 술잔을 기울이는 토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히어로즈 리본 예고 영상 갈무리)
▲ 히어로즈 리본에서는 망치 대신 술잔을 기울이는 토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히어로즈 리본 예고 영상 갈무리)

닥터 저거너트, 인챈트리스, 블랙 스컬, 실버워치, 타노스 등 메인 빌런(악당)도 총 출동할 예정이다. 특히 타노스는 '인피니티 건틀렛' 대신 반지 형태의 '인피니티 링'을 착용하고 있어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됨을 암시했다.

제이슨 아런은 히어로즈 리본에 대해 "내가 종이에 쓴 이야기 중 가장 거친 스토리일 지 모르겠다"며 "상상력이 풍부한 아티스트 및 관계자들과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었다. 이는 이전에 본 마블 유니버스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마블코믹스 편집장 톰 브레보트는 "피닉스가 세상을 불태운 후 다시 태어나는 설정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제이슨 아런과 에드 맥기니스가 만든 히어로즈 리본의 경우 어벤져스를 잇는 슈퍼 스토리의 다음 큰 단계다. 다르지만 잊혀지지 않을 만큼 친숙한 마블 유니버스를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탄력적 전개, MCU도 변한다

'히어로즈 리본'이 기존 히어로들의 설정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원작 코믹스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마블 코믹스는 1996년부터 1년간 '히어로즈 리본'이라는 크로스오버 스토리를 연재했다. 히어로 프랭클린 리차드의 능력을 써서 기존에 사라진 영웅들까지 한 세계관에 포함시키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히어로즈 리본의 큰 틀 아래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어벤져스, 판타스틱4에 이르는 방대한 세계관 속 영웅들의 스토리 라인이 전개됐다. 프랭클린 리차드의 상상 속에 구현된 세계인 만큼 기존의 영웅들이 새롭게 태어났다는 설정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건틀렛 대신 인피니티 링을 낀 타노스의 모습. (사진=히어로즈 리본 예고 영상 갈무리)
▲ 건틀렛 대신 인피니티 링을 낀 타노스의 모습. (사진=히어로즈 리본 예고 영상 갈무리)

어벤져스 스토리가 끝난 현 시점에서 마블이 히어로즈 리본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히어로즈 리본의 경우 프랭클린 리차드라는 히어로를 통해 이야기의 탄력성을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코믹스를 영화화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배우를 고정하지 않은 채 탄력적으로 교체할 수 있다. 언제든지 세계관을 뒤집을 수 있는 프랭클린 리차드를 전면에 배치하면서도 어벤져스를 통해 잘 알려진 히어로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대중성까지 확보하는 일거양득 전략이다.

▲  '어벤져스: 인티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네이버 영화)
▲ '어벤져스: 인티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네이버 영화)

에드 맥기니스는 "제이슨 아런이 꺼내든 히어로즈 리본 이야기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며 멋진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며 "그들(히어로즈 리본 속 영웅들)은 예술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이야기를 지녔다"고 밝혔다.

히어로즈 리본의 시작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도 큰 변화를 줄 전망이다. 올해 마블은 영화 '모비우스', '블랙 위도우', '베놈: 렛 데어 비 카니지',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 '이터널스', '스파이더맨III'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어벤져스 같은 큰 틀의 스토리 라인 대신 솔로 영화들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다.

▲  왼쪽부터 모비우스, 블랙위도우, 이터널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네이버영화)
▲ 왼쪽부터 모비우스, 블랙위도우, 이터널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네이버영화)

일부 작품의 경우 모회사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디즈니+는 올해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만큼 독점작 제작 및 유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히어로즈 리본의 서사를 바탕으로 할 경우 이르면 내년부터 관련 영화나 드라마 제작 소식이 전해질 전망이다. 콘텐츠업계에서는 관련 스토리 라인에 따른 콘텐츠 수급까지 이어질 경우 디즈니+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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