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전방위적인 경영 조치를 단행한다. 핵심 제품인 자동차 강판을 비롯해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을 인상하고, 주매출처와 가격 협상을 통해 인상분은 소급 적용한다. 저수익 제품의 구조조정을 올해에도 이어간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단조 및 컬러강판 부문을 구조조정했고, 3개 분기 동안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했다. 현대제철이 대대적인 경영 체질 개선에 나선다.

현대제철은 28일 오후 컨퍼런스콜을 열고 2020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 18조234억원, 영업이익 7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8%(2조4892억원) 줄었고, 영업이익은 353.8%(2583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록다운' 여파로 주요 생산공장이 멈추면서 판매량은 163만톤(고로 21만톤) 줄었다. 철광석 등 원가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1.2% 포인트 낮아진 0.4%를 기록했다. 원가율은 93.9%로 집계됐다.

▲  현대제철 2020년 실적.(자료=현대제철 IR북)
▲ 현대제철 2020년 실적.(자료=현대제철 IR북)

이자비용 등 영업외비용이 반영되면서 순손실은 440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256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영업이익이 줄면서 적자를 냈다.

현대제철은 올해 수익성 회복이 이뤄지는 원년으로 삼기 위해 3대 경영 목표를 정했다. △사업 구조 및 설비 운영 최적화 △책임경영 강화 △미래 성장 기반 확보가 현대제철의 올해 경영 목표다.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늘린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철강 반제품 슬라브의 비중을 줄이고, 최적 생산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기아차와의 가격 협상에서 제품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  철광석 가격 인상 추이.(자료=한국자원광물공사)
▲ 철광석 가격 인상 추이.(자료=한국자원광물공사)

지난해 1월 톤당 92달러에서 출발한 철광석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톤당 171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46% 가량 인상됐다. 철광석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고로 철강사의 핵심 원재료로 호주와 브라질에서 전량 수입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주 매출처와 가격 협상에서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큰 손실을 입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등 주매출처와 제품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협상에서 원가 반영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향후 인상분은 소급 적용하겠다고 못박았다. 이재환 영업본부장(전무)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제품 가격 협상이 늦게 끝나더라도 (인상분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며 "(원가 인상분이) 시장에 다 공표된 숫자들이기 때문에 제품 가격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박판열연공장과 컬러강판의 가동을 중단했고, 단조 사업을 물적분할했다. 저수익 제품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분기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 전환했다.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34억원 553억원이다. 올해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제품 믹스를 개선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오는 3월 중 책임경영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사업부제 조직이 유력하다. 사업부제 조직은 본사로부터 영업 활동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받아 이익 및 책임단위로 업무를 수행하는 분권적 조직이다.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활동도 이어간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자동차 및 '수소 경제' 전략에 따라 관련 제품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성주 제품개발센터장(상무)은 "수소 에너지의 원료가 될 부생가스는 큰 그림을 그려서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수소 연료전지의 분리판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수소 저장과 운송에 필요한 소재들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상무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경우 자동차 강판 사용량은 줄어들지 않고, 핫스탬핑과 고장력강 등 고급재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핫스탬핑은 고온으로 프레스해 냉각시켜 강도를 크게 향상한 제품이다. 핫스탬핑 제품은 현대제철이 글로벌 철강사 중 세번째로 기술력이 좋다. 전기차 등 연비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자동차강판에 쓸 48종의 강종을 신규 개발했고, 올해 45종을 추가로 개발한다. 고객사에 맞춤형으로 신규 강종을 개발해 고객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