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번 왓패드 인수전에 글로벌 거대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함께 틱톡 운영사인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바이트댄스는 네이버웹툰과 함께 왓패드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넷플릭스도 대규모 원천 콘텐츠·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왓패드에 관심을 보이면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왓패드의 공동창업자인 알렌 라우(Allen Lau)와 이반 웬(Ivan Yuen)은 <블로터>에 “특정 회사와 절차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지만 글로벌 기업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왓패드는 네이버와 웹툰이 우리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최고의 전략과 잠재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왓패드는 전세계 9000만명의 이용자가 매달 230억분을 사용하는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이다. 개방형 창작이 가능해 ‘스토리텔링계의 유튜브’로도 불린다. 현재 500만명의 창작자들이 활동하고 있고 10억개에 이르는 웹소설이 올라와 있다. 이용자 규모와 브랜드 영향력, 영상화에 적합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92개국에서 3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플랫폼 저변을 음악 스트리밍에서 오디오 전반으로 넓히기 위해 팟캐스트 제작·유통사를 전략적으로 사들여왔다. 앞서 스포티파이가 지난 2019년 인수한 김릿의 경우 오디오 드라마 등 각종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온 바 있다. 지난달 스포티파이와 팟캐스트 시장에서 경쟁 중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미국 팟캐스트 제작업체 원더리를 인수했는데, 이 업체는 ‘더티 존’, ‘닥터 데스’ 등 오디오 드라마 콘텐츠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리 IP를 수급할 수 있는 왓패드 인수에 스포티파이가 욕심을 낸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Z세대에게 틱톡’ 열풍을 불러일으킨 바이트댄스는 기업가치가 약 1400억달러에 이른다. 우리 돈으로 158조가 넘는 규모다.

이 같은 쟁쟁한 글로벌 사업자들을 물리치고 네이버가 왓패드 인수에 성공한 데는 웹툰을 통한 글로벌 성공 경험, 그리고 웹소설과 웹툰과의 시너지가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웹툰은 해외 시장으로 웹툰 생태계를 넓혀 나가고 있다. 2013년 일본어, 2014년 영어와 중국어(번체)를 출시하는 등 현재 9개 언어로 1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전세계 1위 웹툰 사업자로서 지난해 12월 글로벌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7200만을 돌파했다. 이는 9개월만에 1000만 이상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유료 콘텐츠, 광고, IP 비즈니스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면서 산업을 성장시켰다. 지난해 네이버웹툰의 유료 콘텐츠 거래액은 8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웹툰은 웹툰IP 영상화 사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웹툰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 캐나다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 20일 넷플릭스가 4분기 실적발표에서 ‘스위트홈’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시리즈 첫 공개 후 4주 동안 전세계 2200만 가구가 시청하는 등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준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 사례로 지목된 것이다.

왓패드 경영진은 이 같은 네이버웹툰의 사업모델을 이식 받아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왓패드의 IP를 활용한 웹툰화를 통해 웹소설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웹툰의 인기를 통해 기존 웹소설 원작까지 찾아보는 독자들도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의 웹소설 원작 웹툰화는 글로벌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재혼황후’는 태국, 대만 등 지역에서 인기 순위 5위 안에 올랐다. ‘전지적독자시점’은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대만어, 영어 등으로 연재되고 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