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인간의 본능이 발현된 여행이다. [캠핑일기]는 초보자의 캠핑 체험기를 다루는 코너다. 복잡한 세상사에 찌든 몸과 마음을 씻어줄 캠핑의 세계로 들어가 봤다.

▲  강화 마리원캠핑장에서 본 전경 /김명상 기자
▲ 강화 마리원캠핑장에서 본 전경 /김명상 기자

살다 보면 가끔 ‘물’을 보러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바다부터 강, 호수, 작은 천변 등 어디든 상관없다. 물과 어우러진 자연은 갑갑한 도심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이 접근 가능한 현실 속 낙원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의 물은 무더운 여름과 달리 어딘지 쓸쓸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품고 있다. 햇빛을 반사하며 출렁이는 물결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근심 걱정이 씻긴다. 경험상 물을 보고 싶을 때는 이것저것 재지 말고 떠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일에 시름시름 앓을지도 모른다.

가깝고 낭만적인 강화도 캠핑장

이번 캠핑을 위해 찾아간 지역은 강화도였다. 일단 위치가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것에 끌렸다. 아무리 물을 보고 싶다고 해도 수도권이 생활 반경인 사람에게 동해나 남해는 멀다. 접근성으로만 따지만 서해가 가장 편한 선택지다. 특히 강화도는 낙조와 바다를 보려는 연인들도 많이 찾는 낭만적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강화 ‘마리원캠핑장’(이하 마리원)이었다. 강화도 초지대교에 인접해 있고, 캠핑장 바로 앞에 장흥 제2저수지가 있어서 전망이 훌륭한 것이 장점이다. 무엇보다도 텐트를 나서면 눈앞에 저수지와 높은 하늘이 펼쳐지는 것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전경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차오른다. 바다는 날씨에 따라 바람이 심할 때도 있지만, 마리원의 경우 산을 등지고 저수지를 바라보는 위치라 상대적으로 바람의 영향이 덜하다. 500m 거리에 24시간 편의점이 있어서 급할 때 이용하기도 좋다.

펜션과 캠핑을 한 번에 즐기고 싶다면

▲  마리쉼 캠핑하우스 /김명상 기자
▲ 마리쉼 캠핑하우스 /김명상 기자

마리원의 특징 중 하나는 머무는 사이트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디를 예약하느냐에 따라 ‘캠핑의 맛’이 달라지는 만큼 취향에 맞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부는 크게 펜션형 캠핑장과 일반 캠핑장으로 나뉜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마리쉼 캠핑하우스’다.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외관이지만 캠핑과 펜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시설이다. 펜션 시설만 이용해도 되지만, 추가 비용을 내고 캠핑하우스 앞에 있는 공간에 별도 텐트를 설치할 수도 있다. 기본이 펜션 시설인 만큼 겨울에도 별도 난방 장비가 필요 없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고, 다른 사이트와 달리 화장실과 샤워장, 냉장고, 개수대 등을 모두 단독으로 쓸 수 있다. 캠핑 경험이 적은 초보자나 편안한 잠자리를 원하는 동시에 캠핑의 낭만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3가지 타입 사이트…취향 따라 선택 가능

일반 캠핑 사이트는 중앙·하늘·숲 등 3종류가 있다. 사이트 위치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예약 전에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  메인 건물과 가까운 중앙 사이트 /김명상 기자
▲ 메인 건물과 가까운 중앙 사이트 /김명상 기자

‘중앙’ 사이트의 경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지대가 낮아 이동이 쉽고 화장실, 매점 등의 공용 시설이 가까우며 잔디밭과 어린이 놀이터 등이 있어 가족 단위 캠퍼에게 어울린다. 다만 건물 근처에 있다 보니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고, 중앙 1~4번 사이트의 경우 바로 앞이 차로다. 이동이 편하지만 타인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민감하다면 좀 더 안쪽에 자리한 중앙 5~7번 구역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  앞이 탁 트인 하늘 사이트 /김명상 기자
▲ 앞이 탁 트인 하늘 사이트 /김명상 기자

‘하늘’은 마리원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사이트다. 특히 커뮤니티 시설 위에 자리한 2개 동의 경우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탁 트인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두 가족이 함께 이용할 경우 전세 낸 듯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다만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 난제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숲 사이트에서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시선에 예민할 경우 신경이 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은 많은 캠퍼가 가장 체험하고 싶은 사이트로 꼽는 곳이다.

▲  숲 사이트 전경 /김명상 기자
▲ 숲 사이트 전경 /김명상 기자

‘숲’은 마리원에서 가장 자연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사이트다. 산자락에 사이트가 늘어서 있고 공간 확보가 넓게 이뤄져서 한결 여유로운 캠핑이 가능하다. 특히 높은 지대에 자리한 만큼 좋은 뷰가 확보되는 것도 장점이다. 주변 캠핑장 전경을 비롯해 저수지, 이웃 동네와 멀리 떨어진 도시까지도 보인다. 하지만 올라가는 비탈길의 경사가 꽤 있고 길이 좁은 편이라 운전이 미숙하다면 곤란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또한 화장실과 개수대와 떨어져 있는 만큼 장단점이 공존하는 사이트라 할 수 있다.

도심과 가깝고 괜찮은 전망을 원한다면 고려할 만

▲  중앙 사이트 앞으로 보이는 풍경 /김명상 기자
▲ 중앙 사이트 앞으로 보이는 풍경 /김명상 기자

마리원은 가장 높은 숲 사이트부터 시작해 하늘, 중앙 사이트가 계단식으로 배치돼 있다.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는 만큼 여러 번 방문해도 괜찮을 듯하다. 다만 설거지를 위한 개수대와 분리수거장 등이 중턱에 있어서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는 불편이 있다. 일부 사이트는 가깝게 붙어 있어서 소음 등에 취약해 보였다. 또한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이는 구조 때문에 아래쪽에 자리할 경우 타인의 시선이 느껴질 수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숲 사이트의 경우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는 유리하나, 오르는 길이 좁고 경사가 심해서 운전에 신경을 좀 써야 한다.

▲  마리원에서 바라본 일출 /김명상 기자
▲ 마리원에서 바라본 일출 /김명상 기자

하지만 마리원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망이다. 한 마디로 ‘뷰’가 모든 것을 커버한다. 머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태양과 저수지’였다. 아침에 눈이 부셔서 텐트 문을 열고 나왔을 때 본 풍경은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많은 이들이 태양과 하늘과 저수지가 어우러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캠퍼들 중 몇몇은 밖에 의자를 꺼내 놓고 앉아서 따뜻한 담요를 두르고 커피를 손에 든 채 떠오르는 해를 지켜봤다. 그 모습은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캠핑장을 찾은 사람들처럼 보일 정도였다. 개인 취향에 따라 사이트를 선정한다면 보다 만족스러운 캠핑이 될 것이다. 만약 오직 전망을 중요시 여긴다면 지대가 가장 높은 숲 사이트 12, 13번을 추천할 만하다.

여행 정보
캠핑장 마리원캠핑장
주소 인천 강화군 길상면 장흥로101번길 6
예약 방법 네이버에서 실시간 예약하기 이용
이용 시간 캠핑은 오후 1시~오후 12시, 마리쉼은 오후 2시~오전 11시
기타 반려동물 일반 사이트 이용자만 동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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