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선댄스 영화제 개막작인 영화 '코다(CODA)'의 권리를 확보했다. 영화의 권리를 취득한 애플은 자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인 '애플TV+' 라인업에 코다를 추가할 계획이다.

31일(현지시간) <데드라인>을 비롯한 미국 엔테테인먼트 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29일 영화 코다의 권리를 2500만달러(약 279억원)에 확보했다. 이는 선댄스 영화제 사상 최고기록이다. 지난해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자회사이자 OTT업체인 '훌루(Hulu)'가 영화 '팜 스프링스'를 2250만달러(약 251억원)에 인수한 기록을 넘어섰다.

▲  애플이 확보한 선댄스 영화제 개막작 '코다'. (사진=2021 선댄스 영화제 홈페이지 갈무리)
▲ 애플이 확보한 선댄스 영화제 개막작 '코다'. (사진=2021 선댄스 영화제 홈페이지 갈무리)

영화 코다는 청각 장애를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일반인 자녀 '루비(에밀리아 존스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루비는 부모님과 오빠의 생선잡이 일을 도우며 생활을 이어가는 한편 학교 합창단에 들어가 자신의 꿈을 키워간다. 션 히더 감독은 재능과 가족 사이에서 쉽게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는 루비의 성장 드라마를 밀도 높게 표현한다.

애플은 선댄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된 '코다'를 통해 애플TV+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애플TV+는 지난해 '그레이 하운드', '온 더 락스', '더 뱅커', '울프워커' 등을 공개하며 독창적인 라인업 확보에 주력했다. 올해도 코다와 함께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팔머(Palmer)'와 톰 홀랜드가 출연하는 범죄 영화 '체리(Cherry)'를 독점작으로 수급한 상황이다. 영화계에서는 애플TV+가 영화 '코다'를 올 상반기 쯤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애플TV+가 올해 독점작을 늘리는 것은 한국을 포함한 추가 서비스 지역을 대폭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애플TV+에 한국어 유저 인터페이스(UI)가 적용됐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한국어 자막이 추가된 정황을 볼 때 올해 한국 서비스가 유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애플TV+ 관련 영상 사업을 담당하는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한국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예상된다.

▲  (사진=애플TV+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애플TV+ 홈페이지 갈무리)

잠재적 경쟁자인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서비스 지역 및 글로벌 가입자를 늘리는 것도 애플TV+ 입장에서는 견제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현재 디즈니+의 글로벌 가입자는 8680만명이다. 올해 한국을 포함해 서비스 지역을 늘릴 경우 연내 2억명 이상의 글로벌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주축으로 한 하드웨어에서 강세를 이어온 애플이지만 앱스토어 및 애플TV를 앞세운 서비스부문에서도 상승세를 보인 만큼 애플TV+를 통한 추가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애플이 지난 29일(현지시간) 2021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 1114억달러(약 124조원)와 영업이익 335억달러(약 37조원)를 기록해 각각 21.4%와 31.2%의 성장을 이뤘다. 아이폰12의 흥행이 주효했지만 서비스 부문 매출도 전년 대비 24.0% 증가했다. OTT 서비스인 애플TV+를 통해 콘텐츠 사업 기반을 확장할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대 축을 통한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대목이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디즈니+를 포함한 글로벌 OTT 업체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서비스 지역 확대를 결정한 모습"이라며 "애플TV+ 역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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