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홈페이지 갈무리)
▲ (KBS 홈페이지 갈무리)

KBS 직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능력 되면 입사하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가운데 KBS가 “유감스럽고 송구하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KBS는 1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 글 논란에 대한 KBS 입장’이란 제목의 사과문을 통해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이를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KBS 소속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우리 회사 가지고 불만들이 많네’라는 글을 지난달 31일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 정년 보장이 된다.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서 꼬박꼬박 내야 된다”며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 같은 거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는데 밖에서 욕하지 마시고 능력 되시고 기회 되시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라고 적었다.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블라인드 게시판은 직원 인증을 통해서 가입이 승인되기 때문에 해당 글은 KBS 소속 직원이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

게시글로 파문이 일자 KBS는 “이번 논란을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의 구성원인 직원들 개개인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며 “KBS는 앞으로 임금체계 개선과 직무 재설계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효율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개 직원의 글에 대해 KBS가 이렇게 낮은 자세를 취한 이유는 최근 악화된 여론 때문으로 추정된다. KBS는 지난달 27일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정기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실제 인상 여부는 KBS 이사회의 심의 등을 통해 결정된다.

KBS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온 뒤 29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KBS 직원 60%가 연봉 1억원 이상을 받고 있으며 억대 연봉자의 73.8%인 2053명은 무보직"이라는 비판글을 올렸다.

직원의 절반 가까이가 억대 연봉자임에도 수신료를 올리려 한다는 소식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데다, 소속 직원 망언까지 겹치면서 KBS가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KBS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지면서 수신료 인상 시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KBS는 고연봉 논란에 대해 지난달 30일 공식 입장을 내고 “실제 1억원 이상 연봉자는 2020년도 연간 급여 대장 기준으로 46.4%”라고 밝혔다. 2018년 51.7%에서 감소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외를 막론하고 방송·미디어 직종 연봉은 다른 업종에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 KBS도 전반적인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적정 수준의 임금 수준은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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