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뒤흔들 ‘메기’의 등장일까. 토스증권이 공식 출범했다. 새로운 증권사가 국내 등장한 건 지난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레드오션인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차별화 전략은 선명하다. 기존 투자자보다는 ‘투자 입문자’를 위한 모바일 증권사를 표방한다. 특히 2030세대 주식초보자를 겨냥한 맞춤형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3일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유튜브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MTS가 시장에 처음 등장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초보 투자자들에겐 이해하기도 어렵고, 간판만 다르지 대동소이한 서비스만 나와 있었다”며 “PC 기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모바일로 그대로 옮겨와 메뉴와 기능은 많아도 사용하기 쉽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투자 입문자를 위한 쉽고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토스증권의 특징”이라며 출범 첫 해인 2021년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3년간 성장을 이뤄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고, 개인고객 100만명을 달성해 선두권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토스가 만든 주식 거래 서비스는 뭐가 다를까


이날 토스증권이 외부에 처음 공개한 MTS는 기존 증권사 서비스와는 다른 직관적인 설계가 두드러졌다. 단적으로 봉차트(캔들차트)를 비롯해 이동평균선, 틱차트, 매수주체, 체결강도, 외국인 지분 소진율 등 기존 MTS에서 제공돼 왔으나 주식 초보자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지표・정보들은 모두 뺐다. 


최대 강점은 손쉬운 검색 기능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친숙한 브랜드명을 검색창에 입력해도 관련 종목들이 조회되도록 했다. ‘비비고’를 검색하면 CJ제일제당이 뜨는 식이다. ‘전기차부품’, ‘신재생에너지’, ‘스마트폰MLCC’ 등 기존 증권사 MTS에서 산업분류로 검색이 어려웠던 업종 관련 주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위해 실제 재무제표상 매출을 기준으로 세분화한 토스증권산업분류기준(TICS, Toss Investment Category Standard) 체계를 만들었다. 2200여개 상장사의 재무제표를 직접 분석해 234개로 업종을 세분화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증권거래소 분류는 각각 코스피 24개, 코스닥 33개로 총 57개 수준이다.


또, 관심종목이나 보유 종목의 급등락 등 변동사항은 ‘앱 푸시’를 통해 즉시 투자자에게 전달되도록 했다. 실적발표가 있을 경우 토스증권의 MTS는 공시 사이트의 정보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 투자자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한다고 한다. 매수는 ‘구매하기’로, 매매는 ‘판매하기’로 이해하기 쉽게 바꿨고 호가 화면도 직관적으로 설계했다. ‘구매TOP100’, ‘관심TOP100’, ‘영업이익률TOP100’ 등 투자정보는 음원차트처럼 꾸렸다.

밀레니얼이 4050세대 될 때까지

주요 고객층은 2030세대 1000만명으로 설정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해당 연령대 투자자층은 약 150만명에 머물러 있는 만큼 앞으로 수백만명의 잠재고객을 발굴해낼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박재민 대표는 “자금력이 있는 4050세대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를 하고 있고, 또 다른 증권사의 MTS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족하며 쓰고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이들을 유입시키기 어렵다”며 “2030세대가 초보 투자자로만 남아 있진 않을 것이다. 거래하는 자산규모와 거래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4050세대가 될 거라 장기적으론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거래수수료는 0.015%로 정했다. 업계 최저 수준이지만 편의성만으로 승부를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증권사들이 MTS 무료 수수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스는 쉬운 사용자경험(UX)이 경쟁력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더욱 편리하고 쉽게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충분히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기존 증권사 이용자들이 아니라 투자에 새로 입문하거나 어렵고 복잡한 투자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있는 이들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과거 토스의 등장으로 송금에 대한 표준이 달라졌듯 토스증권은 기존 주식거래의 기준과 틀을 깨고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스증권이 지난 1월27일 시작한 MTS 사전신청 이벤트에는 3일 오전까지 총 25만명이 참여했다. 이달 초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MTS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2월 안에 전체 오픈할 계획이다. 오는 상반기에는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해외주식투자 중개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간접투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토스증권 MTS는 기존 토스 앱에서 주식 탭을 눌러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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