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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신임 부회장.(사진=효성그룹.)
▲ (왼쪽부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신임 부회장.(사진=효성그룹.)

효성그룹이 조현상 총괄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하며 그룹 최종 승계시기에 관심이 모인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신임 부회장이 현재 그룹 지주사인 ㈜효성에 대해 동일한 지배력을 행사하고는 있지만,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을 9%를 물려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 이 지분을 지금처럼 똑같이 나눌지, 아니면 한 쪽이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갈지 여부도 관건이다.

4일 효성그룹은 조 신임 부회장이 지난 2017년 1월 그룹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약 4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조 신임 부회장은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 앤 컴퍼니 일본법인에서 근무하다 IMF 구조조정 작업을 계기로 효성에 합류했다. 이후 약 20여년 동안 전략본부장, 산업자재 PG장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효성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그러나 오너일가의 회장급 승진 인사는 그룹 승계 시그널로 자주 활용된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을 거쳐 빠르게 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효성그룹의 경우 소유권 승계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이번 조 신임 부회장 승진을 최종 승계를 앞둔 마지막 작업의 일환으로도 볼 수도 있다.

효성그룹은 현재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신임 부회장 형제의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효성그룹이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계열분리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형제가 지주사 ㈜효성에 대해 각각 21.94%, 21.42%의 지분을 나눠 갖으며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조 회장과 조 신임 부회장은 지주사 아래 속한 효성중공업, 효성화학에 대해서도 엇비슷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조 회장이 5.84%, 조 신임 부회장이 4.8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효성화학은 조 회장이 8.76%, 조 신임 부회장이 7.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다만 효성티앤씨는 조 회장만 14.5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효성첨단소재는 조 신임 부회장만 12.21%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주사 전환과 함께 별다른 잡음 없이 형제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했지만, 아직 모든 승계 작업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조 회장과 조 신임 부회장의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소유한 지분을 물려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효성 지분 9.43%를 소유해 조 회장, 조 신임 부회장, 국민연금에 이어 4대주주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1주당 8만7200원)로 따지면 1700억원 수준의 규모다.

향후 이 지분이 누구에게 얼마나 분배될지도 관건으로 보인다. 물론 이미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상황이라 조 회장과 조 신임 부회장이 동일한 비율로 지분을 나눠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 이외에도 효성티앤씨 지분 8.19%, 효성첨단소재 지분 10.18%, 효성중공업 지분 10.18%, 효성화학 지분 6.7%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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