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와 디지털 트윈 기술의 결합이 산업 현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4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중공업과의 협업 사례를 통해 '애저 디지털 트윈(Azure Digital Twin)' 솔루션 및 기술 변화 트렌드에 대해 소개했다.

▲  4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지털 트윈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오른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이제나 마이크로소프트 IoT & MR 아시아 기술 총괄 부문장, 두산중공업 디지털 이노베이션 장세영 상무,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IoT & MR 아태지역 기술 총괄 팀장
▲ 4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지털 트윈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오른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이제나 마이크로소프트 IoT & MR 아시아 기술 총괄 부문장, 두산중공업 디지털 이노베이션 장세영 상무,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IoT & MR 아태지역 기술 총괄 팀장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에 현실 속 사물의 '디지털 쌍둥이'를 만드는 기술이다. 단순한 외형 복제를 넘어 사물의 작동 환경과 생성되는 데이터, 현재 상태 등을 디지털 쌍둥이와 실시간으로 동기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디지털 트윈 적용을 통해 기업은 설비에 대한 원격 제어가 편리해지며 실시간 발생 데이터 관제를 통해 고장 발생이나 사전 징후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장세영 두산중공업 디지털이노베이션팀 상무가 두산중공업이 자체 풍력 발전 사업에 디지털 트윈을 어떻게 접목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기후 변화 문제와 관련해 신성장 포트폴리오로 친환경 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풍력 발전은 그중 두산중공업이 태양광, 이차전지(ESS)와 함께 집중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이미 입지 선정부터 발전소 구축, 운영에 이르는 통합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발전 EPC(설계, 조달, 시공) 실적을 달성 중이다.

다만, 애로사항으론 국내 풍력발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상풍력 발전에는 높은 유지보수 비용이 따른다는 점이다. 날개 하나에 직경 100m가 넘는 풍력 발전기를 바다에 설치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이를 주기적으로 정비하거나 수리하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 장 상무는 "해상 풍력은 비용이 많이 들고 운영 전문가도 극소수"라며 "사람이 직접 오가며 관리하긴 어려운 만큼, 다른 분야보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디지털 트윈 적용 효과 (자료=발표자료 갈무리)
▲ 디지털 트윈 적용 효과 (자료=발표자료 갈무리)

디지털 트윈이 접목된 풍력 발전기의 실시간 장비·환경 데이터는 가상의 쌍둥이 모델과 시스템 담당자에게 전송된다. 설비 담당자는 이를 기반으로 쌍둥이 모델에서 다양한 사건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으며 개선된 모델링이 나오면 이를 장비로 보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구조다. 이를 통해 먼 거리에 있는 풍력 발전 설비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다양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지며 실제와 같은 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비에 대한 더 높은 운영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두산중공업이 탐라 지역에서 개발 중인 파일럿 프로그램도 일부 공개됐다. 해당 자료를 보면 정교하게 구현된 지역 지도와 풍력 발전기가 설치된 위치, 그리고 문제 발생 여부와 고장 위치 등을 시각적으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환경에서는 전문가가 직접 방문해 설비에 올라 내부를 뜯어봐야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  두산중공업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탐라 풍력발전소 디지털 트윈 파일럿 프로그램 일부 (자료=발표자료 갈무리)
▲ 두산중공업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탐라 풍력발전소 디지털 트윈 파일럿 프로그램 일부 (자료=발표자료 갈무리)

이제나  IoT & MR 아시아 기술 총괄 부문장에 따르면 이런 디지털 트윈 기반 관리 시스템은 대형 설비 산업 뿐 아니라 빌딩, 유통, 의료, 농업, 금융, 스마트시티 등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또 동시에 디지털 트윈으로 제어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도 넓어짐에 따라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필요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날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소개한 '애저 디지털 트윈 솔루션'도 그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년 전부터 앤시스, 델, 렌리즈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 디지털 트윈 컨소시엄을 꾸리고 애저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서비스 중이다. 현재 컨소시엄엔 170개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의 장점은 유연성이다. 최근 디지털 트윈 환경에선 이전보다 더 다양한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가 사용되고 있으며, 수백만개 이상의 센서에서 취합되는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공간과 사용 기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은 클라우드가 유력하다. 또 고도화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위해선 여러 기술 제공 파트너가 필요하다. 이들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API 구축 환경 역시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클라우드가 적합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점에 집중해 파편화된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컨소시엄과 협력 중이다.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 기술총괄은 "경쟁사들의 솔루션이 데이터 시각화, 혹은 단순 모델링 정도를 제공하는 수준이라면 애저 디지털 트윈 솔루션은 이를 모두 통합 제공하는 유일한 앤드 투 앤드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장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 네트워크와 안정적인 인프라, 여기에 두산중공업이 지닌 설비·제작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제는 시스템 중심의 단순화된 벨류체인 구축과 소수 인력을 통한 안정적인 운영이 디지털 트윈 중심으로 실현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전세계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가 2019년 38억달러(한화 약 4조2500억원)에서 연평균 38% 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358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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