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에 문화계 동북공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블리자드의 1인칭 슈팅(FPS)게임 '오버워치(Overwatch)'에 등장하는 스킨으로부터 촉발됐다.

중국 유저들 "한국 스킨 왜 내나"

최근 오버워치 공식 트위터에는 '실망했다'는 반응의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블리자드가 '설날'을 기념해 준비한 오버워치 내 한국 테마 스킨을 이유로 꼽았다.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설날은 중국 춘절의 영향을 받은 문화인데 블리자드가 한국을 위한 테마 스킨을 만든 것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  애쉬 스킨 '호랑이 사냥꾼'. (사진=오버워치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 애쉬 스킨 '호랑이 사냥꾼'. (사진=오버워치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  에코 스킨 '까치'. (사진=블리자드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 에코 스킨 '까치'. (사진=블리자드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앞서 지난 4일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개발팀과 블리자드 코리아가 함께 준비한 한국 테마스킨 소개 영상을 공개했다. 5일부터 시작하는 '하얀 소의 해' 설날 이벤트를 통해 애쉬 스킨인 '호랑이 사냥꾼'과 에코 스킨 '까치'을 획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오버워치 공식 트위터에 중국 누리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설날은 춘절을 베낀 것인데 왜 한국풍 스킨이 존재하는가"라며 "오버워치에 실망했다"는 트윗을 남겼다.

▲  지난 4일 오버워치 공식 트위터에 게재된 중국 누리꾼의 항의글들. (사진=오버워치 공식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지난 4일 오버워치 공식 트위터에 게재된 중국 누리꾼의 항의글들. (사진=오버워치 공식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또 다른 누리꾼은 한국을 겨냥해 "중국의 문화를 철저하게 카피한 것"이라며 "주권과 문화가 없는 나라는 표절에만 의존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파리와 똥을 형상화 해 태극기 모양을 훼손한 이미지도 함께 첨부했다.

게임계 만연한 동북공정…왜?

최근 중국 누리꾼을 중심으로 한 문화계 동북공정 사례가 게임계에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일에는 미국 모바일 게임 'SKY-빛의 아이들'의 게임 아이템 중 하나인 '갓'이 중국 전통 의복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개발사 대표인 제노바 첸은 자신이 중국인 임을 밝히며 "글로벌 버전과 중국 버전에 적용된 모자 디자인은 명나라 의상을 참고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  제노바 첸 댓게임컴퍼니 대표가 중국 웨이보를 통해 남긴 글. 게임 내 적용한 아이템이 명나라 의상을 참고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사진=제노바 첸 웨이보 갈무리)
▲ 제노바 첸 댓게임컴퍼니 대표가 중국 웨이보를 통해 남긴 글. 게임 내 적용한 아이템이 명나라 의상을 참고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사진=제노바 첸 웨이보 갈무리)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을 중국 전통 의복이라고 주장하는 사례도 있었다. 중국 페이퍼게임즈는 한복 관련 아이템을 출시한 후 중국 유저들의 항의를 받자 콘텐츠를 삭제했다. 한국 유저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는 강수를 둔 바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계 동북공정이 계속되는 이유로 '전파력'을 꼽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게임을 즐기는 수요가 대폭 늘었고, 글로벌 원빌드 채널의 경우 전 세계에 퍼뜨릴 수 있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샤이닝니키로 촉발된 게임계 동북공정이 오버워치까지 이어진 상황"이라며 "일각에서는 텐센트가 블리자드의 지분 일부를 보유한 만큼 오버워치를 겨냥한 중국 누리꾼들의 동북공정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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