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재계 성과급 이슈, 정의선에 불똥...현대차 직원들 "우리 회장님은요?"

발행일 2021-02-08 10:30:40
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 오른쪽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사진=각사 보도자료)
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 오른쪽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사진=각사 보도자료)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급여를 반납키로 한 가운데 최 회장의 이같은 결정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불똥을 맞는 모양새입니다. 호실적을 내고도 코로나로 회사가 어렵다며 직원들의 성과급은 줄여놓고, 정작 자신의 연봉을 올린 정 회장을 향해 현대차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건데요.

회사 성과급에 대한 현대차 직원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번 SK하이닉스 사태(?) 보다 더 먼저, 오랫동안 지속돼 왔는데요. 그동안 직장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도 현대차 직원들의 회사 성과급 기준을 성토하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불만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아주 오랜만에 호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그 전까진 중국 사드 사태다 뭐다 해서 죽을 쑤다가 2019년 출시한 팰리세이드가 소위 '대박'이 나면서 실적이 크게 반등했는데요. 당시 현대차의 매출은 사상 최초 10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근래 최악으로 기록된 전년(2018년) 대비 각각 33%, 5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직원들은 자연스레 연봉 인상을 기대했습니다. 어떤 외부적 요인이 아닌 직원들이 좋은 차를 만든 덕분에 호실적을 달성하게 됐으니 그만한 성과급을 회사가 지급하리라 예상한 것이죠.

헌데 웬걸...

현대차는 2019년 호실적을 기반으로 2020년에 지급해야 할 성과급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전년보다 더 낮게 지급했습니다. 전년, 그러니깐 2018년 실적을 기반으로 2019년에 지급한 성과급은 150%+격려금 300만원 수준인데 반해 2020년에는 이보다 180만원 줄어든 성과급 150%+ 격려금 120만원만 지급됐습니다. 이는 역대 최저치 수준이기도 합니다.

회사는 매출 100조원을 넘기고 순이익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더 벌어놓고, 정작 직원들에겐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었습니다. 기본급도 11년 만에 처음으로 동결시켰고요.

사측은 코로나 사태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 성과급을 많이 지급할 수 없단 입장입니다.

현대차 직원들은 바로 이 지점을 황당해합니다. 2020년에 지급되는 성과급은 엄연히 2019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건데 2020년 발생한 코로나를 이유로 성과급을 제대로 지급할 수 없었다는 사측의 논리는 말이 안 된다는 반응입니다.

한 현대차 직원은 커뮤니티 게시판에 "회사를 위해 일한 보람이 겨우 이 정도냐. 그럼 2021년 성과급 또한 2020년 코로나로 어려웠다는 점을 내세워 성과급을 또 줄일 것 아니냐"며 사측의 이기적인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현대차 직원들의 쏟아지는 성토는 비단 2019년 성과급에만 국한된 게 아닙니다.

출처=현대차 공시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현대차는 현대차는 지난 수년간에 걸쳐 직원들의 기본급 인상분이며, 성과급 등을 지속적으로 줄여왔습니다. 표를 기준으로 계산을 해보면, 2004년 기본급 200만원의 현대차 직원이 받은 성과급은 1770만원에 달했다면 2020년 성과급은 420만원 수준에 불과한데요. 현대차 직원들 사이에선 신입사원 때 연봉이 가장 높았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물론 회사 사정이 어려워 어쩔 수 없었다는 사측의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실제 현대차의 순이익은 지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2014년 7조워원 규모에 달했던 순이익은 2019년 3조원 대로 반토막 난 상태입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회사의 매출은 매년 늘어났고, 사내 유보금(이익잉여금+자본잉여금) 또한 지속적으로 쌓아왔다는 점에서 회사가 이익을 공유하는 데 있어 직원들에겐 인색했다는 인상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직원들은 그래도 참았습니다. 화는 나지만 임금 협상 부분이야 어차피 직원을 대표하는 노조가 사측과 합의하에 결정한 것이기도 하고,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니 애사심 높기로 한 현대차 직원들은 이번 성과급 문제를 그런대로 묻어두려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급여 반납 결정은 현대차 직원들이 다시 회사를 향해 분노하는 도화선이 됐습니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며 직원들의 성과급은 줄여놓고 자신의 연봉은 되레 올린 현대차 보스, 정의선 회장과 비교됐기 때문입니다.

출처=현대차 공시


실제로 정 회장의 연봉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올랐습니다.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그룹을 총괄하기 시작한 2018년을 기점으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지속적으로 올랐습니다.  호실적을 달성했을 때는 물론, 회사 사정이 가장 안 좋았다던 2018년 실적으로도 정 회장의 연봉은 인상됐습니다.

회사는 정 회장의 회사 내 역할 비중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합니다.  이 말인 즉, 다른 직원들은 회사 내 비중이 적어 성과급을 낮췄다는 건지...

커뮤니티 등에선 정 회장의 이같은 행보를 최태원 회장과 더불어 4년 연속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비교하며 정 회장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말하려는 바는 정 회장도 다른 회장들처럼 급여를 반납하거나 무보수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그저 최 회장처럼 성과급과 관련해 직원들이 고민하는 지점을 들여다보고 적어도 함께 노력하려는 의지를 내보여달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은데요. 현대차가 힘 주는 '미래'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직원'이 있어야 가능할테니 말이죠.

SK하이닉스 사태가 재계로 확산되고 있고, 현대차 역시 성과급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는 지금, 과연 정 회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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