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021년 인공지능(AI)과 기업의 디지털 혁신(DX), 콘텐츠를 중심으로 비통신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 열린 2020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1년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IDC) 사업을 포함해 AI 콜센터(AICC)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관련 부문에서 2020년 기록한 11.8%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T는 2020년 휴대폰 단말 유통 사업을 제외한 서비스 사업에서 총 1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중 AI·DX사업부문은 서비스 영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는 KT가 지난해 '탈통신'을 목표로 AI 및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해온 결과물로 풀이된다.

▲  KT 로고
▲ KT 로고

 

KT도 자신감을 얻었다. 김 CFO는 "KT 클라우드는 국내 유일의 네트워크, IDC, 클라우드 시스템 통합이 가능한 사업자"라며 "KT는 네트워크 자원을 기초로 클라우드 IaaS(서비스형 인프라)와 공공 금융 사업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2021년에는 PaaS(서비스형 플랫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T는 해당 영역에서 지난해 산·학·연 협력 생태계인 'AI 원팀'과 '클라우드 원팀'을 각각 출범한 바 있으며 이들과 연계해 AI 및 클라우드 분야에서의 외부 생태계 조성에도 무게를 싣는 중이다.

2020년 연말 조직개편에서 AICC 담당을 신설할 만큼 강력한 사업 확대 의지를 보인 AICC 사업은 올해 지자체와 병원, 소상공인 등을 공략해 고객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현대홈쇼핑, 8일에는 글로벌 AICC 기업 제네시스와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KT는 최근 국내외 콘텐츠 시장이 웹툰·웹소설 등에서 생성된 IP(지적재산권) 기반의 영상 제작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CFO는 "KT는 IPTV와 위성방송 등에서 총 12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미디어 1위 사업자"라며 "방대한 시청 데이터 분석, 고객 맞춤형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고 파생 IP를 바탕으로 제작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KT 그룹이 보유한 방송 자원, 시즌 등 OTT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사업 연계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단 설명이다. KT는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자금은 KT 자체 펀딩 외에도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  KT가 발표한 2020년도 주요 사업 실적(자료=KT)
▲ KT가 발표한 2020년도 주요 사업 실적(자료=KT)

5G 사업에선 2021년 전체 KT 가입자의 약 45%가 5G 고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KT의 5G 가입자 수는 약 362만명으로, 전체 후불 가입자의 25%를 차지한다. 사업 경쟁사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과는 올해 윈윈 전략을 추구할 방침이다. 김 CFO는 "5G 공동 투자와 V-컬러링 등 부가서비스 부문에서 경쟁사들과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며 "KT는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고 보다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5G B2B 융합 사업에 대해선 전용망 등 기업용 5G 특수 서비스 사업 기회가 올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CFO는 "특히 5G 스마트팩토리 사업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5G 스마트 협동로봇 부문에서도 좋은 사업 수주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실적 발표에서 공개된 KT의 2020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23조 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 순이익 703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1%, 5.6% 증가했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17조8792억원, 영업이익 8782억원, 순이익 66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감소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4%, 55.3% 성장한 수치다. 이와 함께 KT는 2020년도 회계연도 결산 배당으로 1주당 13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5.3%이며 배당금 총액은 3264억868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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