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스타트업⑥]서빙로봇부터 대체육까지, 200조 푸드테크 시장 노린다

발행일 2021-02-16 08:25:37
전세계적으로 푸드테크는 ‘뜨는’ 시장이다. 푸드테크는 기존 식품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신산업을 뜻한다. 생산·유통·배송·처리 등 먹거리를 둘러싼 전 과정을 혁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전세계 푸드테크 시장은 약 200조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비대면 수요가 확산되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푸드테크 시장은 2022년 2500억달러(약 298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로터>가 진행한 ‘2021년 일상을 바꿀 만한 스타트업은?’ 설문에서도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의 면면이 돋보였다. 조사에 참여한 11곳의 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스타트업 단체들은 △베어로보틱스(자율주행 서빙 로봇) △고피자(AI 스마트 토핑 테이블) △누비랩(AI 푸드스캐너) △지구인컴퍼니(식물성 고기) △디보션푸드(식물성 고기) 등 5곳을 푸드테크 유망주로 꼽았다. 이 기업들을 지목한 곳은 퓨처플레이(베어로보틱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베어로보틱스, 지구인컴퍼니), 소풍벤처스(누비랩), 디캠프(고피자), 아산나눔재단(디보션푸드) 등이다.

식당에 등장한 로봇들

[caption id="attachment_531263" align="aligncenter" width="800"] | 일각에서는 서빙 로봇이 확산되면 사람의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들 거라는 우려를 표한다. 이에 대해 로봇 개발사들은 서빙 로봇이 사람의 단순반복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직원은 접객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caption]

베어로보틱스는 4년차 스타트업이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부업으로 순두부 가게를 운영했다. 식당에 서빙 로봇을 접목시켜보고 싶단 생각에 2017년 자율주행으로 음식을 나르는 로봇을 만드는 회사를 차렸다. 필드 테스트도 가게에서 진행했다. 세계 최초의 사례였다. 이 회사가 선보인 로봇 ‘서비(Servi)’는 종업원이 테이블 번호만 입력하면 최단경로로 음식을 운반한다. 장애물은 알아서 피한다. 라이다(LiDAR)와 3D 카메라를 통해 좁은 실내공간에서도 안전한 자율 주행이 가능하게끔 만든 덕분이다. 전세계적으로 1만대 선주문을 받았을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누적 투자유치금액만 총 422억원에 이른다.

서빙 로봇의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비대면으로 가능한 업무를 로봇에게 맡기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서빙을 비롯한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1220억달러(약 146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이 가속화되면서 올해 서빙·물류·배달·순찰 로봇 등 자율주행 로봇이 본격 확산될 전망이다”라며 “특히 서빙 시에도 감염의 여지가 있어 레스토랑의 주방과 손님 테이블을 오가며 음식을 운반하는 자율주행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caption id="attachment_531264" align="aligncenter" width="800"] | 고피자는 피자를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제공한다는 미션을 품고 있다. 이를 위해 AI 기술로 주방을 효율화하는 데 주력한다. 연내 200호점까지 매장을 빠르게 확대하며 양적, 질적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caption]

주방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피자계의 맥도날드’를 꿈꾸는 1인용 피자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고피자는 피자를 만드는 과정에 로봇을 접목했다. 혼자서도 피자집을 손쉽게 운영할 수 있는 소규모 프랜차이즈 가게를 표방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 2017년에는 3분 이내에 1인용 피자를 5개 구울 수 있는 자동화덕 ‘고븐(GOVEN)’과 특수 도우를 개발했다. 머신러닝 기반의 ‘스마트 토핑 테이블’, 소스를 뿌려주는 로봇 ‘알바고’, AI 주문 관제 시스템 등도 주방에 속속 도입하는 중이다. 이미지 센싱 기술을 이용해 토핑하는 일을 돕고, 로봇 팔로 피자 소스를 뿌리고, 밀려드는 주문은 AI가 대신 받도록 하는 식이다. 누가 만들어도 균일한 피자 맛을 구현할 수 있고, 최소한의 인력으로도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게끔 만들겠단 포부다. 앞으로는 협동로봇을 도입하는 등 피자 조리 과정을 꾸준히 자동화해 나갈 계획이다.

가맹점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 전세계에서 총 103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성과도 나고 있다. 지난해 누적 판매액으로는 10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1월 기준 전체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2020년 10월 기준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평균 객단가는 20% 이상 상승했다. 이 스타트업의 최종 목표는 미국 나스닥 상장과 전세계 매장 1만개 확대다. 고피자를 유망주로 지목한 디캠프 관계자는 “해외 지점 매출이 잘 일어나는 점과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1인용 피자 등에 대한 소비자 니즈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방 내 자동화 기술 및 시스템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미래의 지속 성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식탁을 바꾸는 기술들

처치 곤란이었던 잔반도 기술을 만나면 데이터가 된다. 누비랩은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의 푸드스캐너를 개발했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배식구·퇴식구에 스캐너를 설치하고 식판을 스캔한다. 음식의 종류·칼로리·영양성분과 함께 섭취량·잔반·영양균형 등의 데이터는 즉각 분석돼 앱으로 보내진다. 학교나 군부대 등 급식소에서 버려지는 음식을 데이터화하고 선호도를 분석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창업 1년 6개월 만에 환경부 3대 예비 유니콘에 선정됐다. 누비랩의 비전은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전 생애 주기의 식습관 데이터를 모아, 생애별 맞춤형 서비스를 만드는 데 있다.

[caption id="attachment_531290" align="aligncenter" width="445"] | 사진=지구인컴퍼니가 출시한 구워 먹는 100%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Unlimeat)’. 대체육은 맛에서 아직까진 기존 육류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육류의 맛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한 시도로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caption]

기술로 식탁을 바꾸려는 시도들도 늘고 있다. 기존 공장식 축산업의 환경파괴와 비윤리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식물이나 세포배양기술을 이용, 쇠고기나 계란 같은 식품을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의 대체육 제조업체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푸즈(Impossible Foods)는 대체육 시장의 대표주자다. 코로나19는 시장을 키우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감염증 여파로 육가공 공장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육류 공급망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밀집 사육과 함께 대량 도축·가공 시스템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국내서도 변화를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디보션푸드는 곡물과 천연 첨가물로 식물성 대체육을 만든다. 국내 최초로 BTVP(텍스처드 베지터블 프로틴) 기술을 개발, 식물성 지방과 식물성 피를 통해 실제 고기의 육즙과 갈변 현상까지 재현해낸다. GMO 공법은 활용하지 않는다. 지구인컴퍼니는 국내 못생긴 농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해 혁신적인 가공식품을 개발해왔다. 곡물 재고 소비를 위해 식물성 고기도 만들고 있다. 현미, 귀리, 견과류로 만든 이 회사의 식물성고기는 특허를 낸 단백질 성형 압출 기술로 제작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비건 라이프에 대한 관심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여겨진다. 건강을 더욱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식물성 고기와 관련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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