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SK그룹 지주사인 SK㈜에 배당 규모를 큰 폭으로 늘려오던 SK E&S가 전 사업연도 대비 확 줄어든 금액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SK㈜와 함께 미국 수소업체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투자 확대 기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SK E&S는 SK그룹 지주사인 SK㈜에 지난 10년간 3조원이 넘는 현금을 배당해왔다.

16일 SK㈜는 공시를 통해 자회사 SK E&S가 1500억원의 현금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통주 1주당 1만4111원이 지급되며 이중 1만878원은 중간배당으로 기지급 됐다. 전 사업연도에 7300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으로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다.

▲  (출처=금융감독원.)
▲ (출처=금융감독원.)

이번 배당금 규모 감소는 당초부터 예상됐었다. SK E&S가 지난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벌이며 재무구조가 다소 악화했기 때문이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 SK E&S의 순차입금은 약 3조2000억원으로 2019년 말 2조6000억원과 비교해 6000억원이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51.7%에서 159%로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해 SK E&S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떨어뜨린 바 있다.

무엇보다 올해 초 그룹 지주사인 SK㈜와 손잡고 미국 수소업체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하면서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었다. SK E&S는 전체 투자금액 1조6000억원 중 8000억원을 부담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달 과도한 투자를 근거로 SK E&S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SK E&S의 공격적 재무정책이 향후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SK E&S는 지난 10년간 3조원을 훌쩍 웃도는 금액을 배당으로 지급해왔다. 2010년대 초반부터 적게는 1500억원, 많게는 5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배당했다. 특히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6700억원, 7300억원의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며 재무구조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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