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인간의 본능이 발현된 여행이다. [캠핑일기]는 초보자의 캠핑 체험기를 다루는 코너다. 복잡한 세상사에 찌든 몸과 마음을 씻어줄 캠핑의 세계로 들어가 봤다.

▲  아프리카 캠핑장 내부에서 본 벽화 /김명상 기자
▲ 아프리카 캠핑장 내부에서 본 벽화 /김명상 기자

오래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유럽 도시를 옮긴 듯한 케이프타운을 거닐고 야생동물보호구역인 게임 리저브(Game reserve)에서 코뿔소나 기린 같은 동물과 만나고 풀숲에서 캠핑했던 기억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추운 날씨에 시달리다 보니 저절로 뜨거웠던 대륙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번 캠핑에는 아프리카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으로 떠났다.

캠핑장에서 아프리카의 향기를 느끼다

▲  아프리카 캠핑장 사이트 주변 전경 /김명상 기자
▲ 아프리카 캠핑장 사이트 주변 전경 /김명상 기자

이번 캠핑 목적지는 경기도 포천 소재의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카라반펜션캠핑장’(이하 아프리카 캠핑장)이었다. 이름 때문인지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했다. 따로 정보를 알아보지도 않았다. 직접 경험하기 전에 접하는 정보는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오히려 기대와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첫 느낌은 이동이 무척 쉽다는 것이었다. 산속에 있는 캠핑장은 특성상 입구까지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야 하고 비나 눈이라도 온 날에는 다니기 무서울 정도로 질척거리는데 이곳은 대로변에서 멀지 않아 가는데 신경 쓸 일이 없었다. 도착하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왼쪽에는 편의점이 있다. 잊은 것이 있거나 캠핑 도중 급히 필요한 것이 생겨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심이다.

▲  캠핑장 입구 /김명상 기자
▲ 캠핑장 입구 /김명상 기자

이국적인 이름처럼 입구는 아프리카의 토속적 느낌이 강한 무늬와 조각으로 장식돼 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한 박물관으로 이동한 듯한 착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매표소에서 체크인하면 직원이 지프차로 사이트까지 안내해준다. 간단히 내부 안내를 받고 곧바로 텐트를 쳤다.

박물관·생태공원·캠핑장의 조화

▲  박물관 외부 모습 /김명상 기자
▲ 박물관 외부 모습 /김명상 기자

2006년 문을 연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아프리카의 문화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테마형 캠핑장이라는 것이다. 내부의 박물관에는 30여 개 나라 150여 부족의 유물과 조각품, 미술픔, 공예품, 생활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기껏 캠핑을 가도 요리나 불멍 외에는 할 일이 없어서 평소처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게임만 하다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성향의 방문객에게 색다른 문화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은 차별점으로 다가올 만한 요소다. 캠핑장 방문객은 박물관 입장료가 무료라 일석이조다.

▲  야외전시관 조각상 /김명상 기자
▲ 야외전시관 조각상 /김명상 기자

다만 방문일에는 박물관이 내부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하지만 박물관 앞의 야외전시관에 놓인 조각품을 보며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아프리카 부족의 예술적인 면모를 살필 수 있는데 코끼리, 표범, 코뿔소 등의 동물부터 현대 예술품처럼 보이는 추상적 조각상까지 종류가 다양해서 산책 삼아 감상하기에 좋다. 포토존도 있어서 재미난 사진을 연출해 찍는 사람도 종종 눈에 띄었다.

▲  연못 주변의 코끼리상 /김명상 기자
▲ 연못 주변의 코끼리상 /김명상 기자

야외전시관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생태공원이 나온다. 원래는 연못에서 잉어를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추운 날씨에 물이 얼어붙어 버려서 먹이 주기 체험을 하지 못했다. 연못 주변의 산책로를 돌다 보니 거대한 코끼리나 하마, 기린 등의 조각상이 나타났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지루하지 않고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 공간이라 괜찮을 듯하다.

깔끔한 관리…일부 사이트 간격은 단점

▲  기린 조각상 /김명상 기자
▲ 기린 조각상 /김명상 기자

이곳에는 카라반을 비롯해 데크 사이트가 있다. 머문 곳은 야외공연장 옆 독립 사이트였다. 다른 사이트와는 거리가 좀 떨어져 있어서 소음 걱정이 덜하고, 오가는 이들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데크 크기는 5m X 6m인데 다른 사이트보다 약간 더 크다. 외부의 시선을 적게 받는 곳에 있어서 혼자 조용히 캠핑을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사이트다. 주변에 마른 나뭇가지와 낙엽이 그득한데 화로대에 넣으면 화끈한 불멍을 즐길 수 있었다.

▲  개수대와 샤워실 /김명상 기자
▲ 개수대와 샤워실 /김명상 기자

개수대와 화장실, 샤워실 시설도 깔끔하게 관리되는 편이었다. 사람이 몰리면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캠핑장도 있었는데 이곳은 손을 델까 걱정될 정도로 뜨거운 물이 언제나 나왔다. 잔뜩 기름이 진 그릇을 설거지할 때도 물 온도가 높아서 어렵지 않았다. 추운 겨울에 뜨거운 물로 개운하게 샤워하고 잠자리에 드니 피로가 저절로 풀리는 듯했다.

▲  사이트 배치 모습 /김명상 기자
▲ 사이트 배치 모습 /김명상 기자

반면 다른 사이트는 대체적으로 간격이 좁은 편이었다. 어떤 곳은 사이트끼리 꽤나 가까워서 서로 신경이 쓰일 듯했다. 동 간격에 좀 여유가 있다면 더 쾌적한 캠핑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소 아쉬웠다. 매너타임은 잘 지켜졌다. 11시가 넘자 대부분의 텐트에 불이 꺼졌고 고요한 적막마저 흘렀다. 한편으로는 사이트 간격이 좁아서 방문객들이 서로 배려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소음이 걱정된다면 25번 독립 사이트를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어린이 동반 방문객이 가볼 만한 곳

▲  캠핑장 내 전시 조각품 /김명상 기자
▲ 캠핑장 내 전시 조각품 /김명상 기자

아프리카 캠핑장은 캠핑 외에 다양한 재미를 원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여유로운 시간을 지루하게 여기는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전시물을 갖춘 박물관은 좋은 문화적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이 문을 열지 않았음에도 아이들은 캠핑장에 마련된 트램폴린에서 놀거나 연못가를 오가고, 여러 조각상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향후 수리 중인 박물관이 문을 열면 아프리카 악기, 가방 만들기 등의 체험 교실도 진행될 수 있으니 교육적인 활용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박물관 개관일과 체험 교실 진행 여부가 변경될 수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야외공연장, 초식동물원, 비숙박객을 위한 셀프 바비큐존 등이 준비 중이니 사전 문의 후 방문 시기를 정할 것을 추천한다.

여행 정보
캠핑장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카라반캠핑장
주소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967
예약 방법 네이버에서 실시간 예약하기 이용
이용 시간 오후 2시~익일 오전 11시,
기타 2박 이상 예약 시 추가 1박당 1만원 할인

 

※[캠핑일기]는 뒷광고 기사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캠핑일기]는 매너 있고 안전한 캠핑문화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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