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미닉시뇨라 르노삼성 자동차 사장
▲ 도미닉시뇨라 르노삼성 자동차 사장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르노삼성) 사장이 노조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올해 생산량을 당초 목표한 15만 7000대에서 10만대 정도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지난 14일 노조와의 6차 본교섭에 앞서 노조원들에 대화를 요청, 교섭과는 별개로 회사의 현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희망퇴직은 고정비 25%를 줄이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고용안정위원회 개최를 통해 노사간 머리를 맞대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교섭과 마찬가지로 고용안정위원회 역시 위임하고 빠질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그렇다. 인사부(HR)이나 제조본부에 위임할 것"이라며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스스로 결정하지만 아닌 것들은 위임받은 사람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장에서 돌고 있는 내달 8일부터 1교대(1shift) 가동이 시작될 것이란 소문과 관련해서도 "공식적으로 현장에 지시를 내린 적은 없지만 물량 감소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공식적으로 지시를 내리게 되는 경우가 된다면 노조와 이야기에 협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올해 생산량은 당초 목표치인 15만 7000대에서 하향된 10만 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연장근무를 하게 되면 12만대 정도도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조는 반발했다.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1교대·시간당 60대 생산'으로 가는 순간, 법정 근로시간 일 8시간, 주 40시간 외에는 특근 및 잔업을 해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힘들게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를 떠나 보내고 난 상황에서 특근과 잔업이 말이 되냐. 절대 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박 위원장은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고용안정위원회를 HR(인사부)이나 제조본부에 위임하는 것 또한 문제 삼으며 "결국 최종 결정은 CEO 본인이 할 것이면서 결정 권한도 없는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하냐"며 "본인은 강 건너 보고만 받겠다는 심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절박하다 호소하면서 노조와 이야기 좀 하자는 요구에는 스케쥴 핑계를 대면서 협력사 대표들은 만나고, 정작 중요한 노조 대표는 외면하냐"며 "회사가 말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CEO로서 3개월 만에 노조 앞에 나타난 게 진짜 절박한 사람 맞냐"며 비판했다.

한편 르노삼성 노사는 이날 6차 본교섭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교섭 관련 대화는 꺼내보지도 못한 채 마무리 됐다.

르노삼성 노사는 202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2일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했지만, 아직 파업 돌입 여부는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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