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복귀와 맞물려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몰렸던 금춘수 부회장이 기존 ㈜한화 대표이사를 유지해 이사회에 남을 예정이다. 금 부회장은 한화그룹에 존재하는 단 두 명의 부회장 중 한 명으로 김 회장의 복심으로 불려온 인물이다. 김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복귀해 이사회 밖에서 머무는 반면, 금 부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6일 한화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정기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를 통해 총 5명의 이사선임 안건을 올렸다고 밝혔다.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 선임에 대한 안건이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  (왼쪽부터)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2016년 7월 5일 오전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개막된 ‘2016 한화회장배 사격대회’를 방문해 응원하는 모습.(사진=한화그룹 홈페이지 갈무리.)
▲ (왼쪽부터)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2016년 7월 5일 오전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개막된 ‘2016 한화회장배 사격대회’를 방문해 응원하는 모습.(사진=한화그룹 홈페이지 갈무리.)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인물들은 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김승모 ㈜한화 방산부문 경영총괄, 김맹윤 ㈜한화 글로벌부문 경영총괄 등 3명이다. 금 부회장만 재선임 대상이고 김승모, 김맹윤 대표는 안건 통과 시 이번에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오르게 된다.

당초 금 부회장은 거취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었다. 금 부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27일 만료되는 데다, 김승연 회장 복귀 여부에 따라 움직임에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들이 재계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게다가 최근 또 다른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퇴진한다는 내용의 보도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재계 관계자는 “금춘수 부회장은 대표적인 김승연 회장 사람이다”며 “한화그룹은 현재 김동관 사장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주변 인물 교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 부회장은 앞으로 김승연 회장의 의견을 전달하는 중간 조율자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한 재계 관계자는 금 부회장과 김 회장과 관련해 “금 부회장과 김 회장의 가까운 사이는 대내외적으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과거 금 부회장이 김 회장을 대신해 그룹 전반을 돌봤다”고 말했다.

금 부회장은 40년 넘게 한화그룹에 몸 담고 있으며, 2006년 한화그룹 초대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2011년까지 조직을 이끌었다. 경영기획실은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과 유사한 역할을 했던 조직으로 금 부회장은 사실상 그룹의 경영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2018년 경영기획실이 해체된 이후에는 그 역할을 물려 받은 ㈜한화로 자리를 옮겨 그룹을 이끌었다.

특히 금 부회장은 김 회장이 자리를 비웠을 때 이를 대신하는 역할을 해왔다. 김 회장이 2014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모두 내려오자, 당시 한화 차이나 사장을 맡았던 금 부회장은 김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영기획실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금 부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골든벨상사(현 한화 글로벌부문)에 입사하며 한화그룹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한화종합화학, 대한생명보험(현 한화생명), 그룹 경영기획실, 한화차이나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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