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을 활용한 메타버스(Metaverse) 캠퍼스 시대가 온다.

SK텔레콤과 순천향대는 2일 오전 열리는 2021년 신입생 입학식을 VR 공간에 펼쳐진 메타버스 캠퍼스에서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입학식·오리엔테이션 등 대표적인 대면 행사가 축소된 가운데, 비대면의 묘미는 살리면서 학생들에게 색다른 소통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입학식에 사용된 메타버스는 추후 순천향대 학사일정에도 계속 활용될 예정이다.

▲  순천향대 대운동장을 본 따 만들어진 메타버스 입학식 공간 (자료=SKT)
▲ 순천향대 대운동장을 본 따 만들어진 메타버스 입학식 공간 (자료=SKT)

메타버스는 유니버스(Universe, 세계)와 메타(Meta, 가공)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상당수 VR이 '눈으로 즐기는 가상공간'이라면, 메타버스는 사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다른 이용자 및 메타버스 내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측면이 강화된 공간이다.

이번 메타버스 입학식을 위해 SKT와 순천향대는 본교 대운동장을 메타버스 맵으로 구현했다. 가상의 대형 전광판을 추가해 주요 입학식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아바타(학생)들이 자기소개를 할 수 있는 단상도 마련됐다. 또 주요 단과대학의 휘장은 하늘을 배경으로 배치하는 등 가상공간의 강점을 십분 활용했다.

학생들은 SKT의 혼합현실 플랫폼 '점프VR'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생성한 후 입학식 방에 입장하면 된다. SKT는 약 2500명의 신입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57개 학과 기준 150여개의 방을 마련했다. 각 메타버스는 최대 120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SKT의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버추얼 밋업' 기반으로 생성됐으며 학생들은 소속 학과에 따라 약 25명 내외가 한 방에서 입학식에 참여하게 된다.

SKT와 순천향대는 신입생들 위한 가상 입학식 선물도 준비했다. SKT는 순천향대 맞춤형 아바타 의상인 과잠(대학 점퍼)을, 순천향대도 VR 헤드셋·USB·방역키트 등이 포함된 '웰컴박스'를 학생들에게 사전 지급했다. 총장 인사와 신입생 대표 선서 및 재학생들이 준비한 캠퍼스 투어를 비롯해 학생들과 담당교수의 상견례 모두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이뤄진다.

▲  SKT 점프VR 어플을 통해 순천향대 메타버스 신입생 입학식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SKT)
▲ SKT 점프VR 어플을 통해 순천향대 메타버스 신입생 입학식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SKT)

국내 최초로 시도된 이번 메타버스 입학식은 추후 다른 대학과 초·중·고 학교생활에도 메타버스 도입이 본격화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순천향대도 향후 주요 학사 일정 및 강의, 소통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에 개설된 방들은 강의와 프레젠테이션에 계속 활용할 수 있으며 학생 간 친목과 동아리 활동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SKT는 앞으로 여러 대학들과의 메타버스 관련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T는 VR 융합 콘텐츠 발굴 및 확산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T에 따르면 현재 '점프VR' 플랫폼은 3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2021년에는 1000만 가입자 달성이 목표다. 콘텐츠 품질 향상을 위해 지난해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 스튜디오를 본사 T 타워로 이전하고 인기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에 대한 국내 독점 유통에 나서는 등 생태계 저변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양맹석 SKT 혼합현실 사업담당은 "이번 메타버스 입학식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모임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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