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아제강 순천공장.(사진=세아제강)
▲ 세아제강 순천공장.(사진=세아제강)

세아제강이 해상 풍력 발전시설 하부구조물 공장 건설을 위해 채권 자본시장에서 800억원을 조달한다. 세아제강은 회사채 발행으로 국내와 영국에 해상 풍력 발전 설비의 생산기지를 갖추게 된다. 세아제강은 본업인 강관 사업이 내수 침체와 수출 규제로 부진한 가운데 해상 풍력 발전시설을 신사업으로 정했다.

세아제강은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회사채 800억원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주관사로 나섰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250억원을 인수했고, 키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각각 200억원, 100억원을 인수했다. 만기는 3년이다.

세아제강은 이번 회사채를 전액 녹색채권(Green Bond)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 전액이 해상 풍력 발전시설 하부구조물의 생산공장을 짓는데 쓰이는 만큼 녹색채권의 발행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9월 공장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신텍의 순천공장 부지를 125억원에 인수했다. 세아제강은 1만5920만평 규모의 부지에 800억원을 투자해 해상 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공장을 짓는다.

완공 후 연 7만2000톤 규모의 해상 풍력 하부구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세아제강지주의 해외 법인 지주사인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은 영국에 연산 16만톤 규모의 모노파일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와 해외 공장의 캐파를 합하면 연 23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  해상풍력 터빈 하부구조물 현황.(사진=키움증권)
▲ 해상풍력 터빈 하부구조물 현황.(사진=키움증권)

국내 공장은 재킷(Jacket) 형태의 구조물을 생산하고, 해외 공장은 모노파일 형태의 구조물을 생산한다. 해상 풍력 발전설비를 설치하려면 수심 30~40미터에 하부 구조물을 설치해야 한다. 하부구조물은 해상 풍력 발전기의 지지대 역할을 한다.

업계에 따르면 해상 풍력 발전은 탄소 순배출량을 전혀 없게 하는 '넷 제로'가 도래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경 해상 풍력 발전 시장은 조선업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풍력 발전 누적 설치용량은 연평균 14.7%씩 성장했다. 설치용량은 2010년 180GW에서 2019년 622GW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상 풍력 시설 설치용량은 3GW에서 28GW로 증가해 연 평균 증가율이 28.1%에 달했다. 과거 육상 풍력이 대세였는데, 해상 풍력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관련 수요가 늘고 있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9945MW로 가장 많고, △독일(7507MW) △중국(5930MW) △덴마크(1701MW) △벨기에(1556MW) 순이다.

세아제강은 해상 풍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영국에 생산공장을 지었고, 국내에도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 1월 특수관 사업본부 산하에 해상구조물(Offshore Foundation) 마케팅팀과 생산팀을 신설했다. 전담조직을 통해 하부구조물 생산과 영업에 주력한다. 세아제강지주도 이 사업의 컨트럴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OF 추진실을 설치했다.

세아제강은 조직 개편에 이어 생산 시설을 지을 자금까지 마련하면서 신사업을 추진할 본격적인 채비를 마쳤다.

세아제강은 "해상 풍력 구조물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해상 풍력 설비의 매출을 전체의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아제강은 회사채 발행으로 재무 부담은 소폭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75.6%로 2019년 말과 비교해 4.5% 포인트 낮아졌다. 상환 기간인 1년 미만인 단기성 차입금은 733억원, 장기선 차입금은 157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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