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카오톡 v9.2.5 이상으로 업데이트하면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 | 카카오톡 v9.2.5 이상으로 업데이트하면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카카오톡에 네 번째 탭이 등장했습니다. 카카오커머스 서비스들을 한데 모은 ‘카카오쇼핑’이 카톡 하단 #(샵)탭 옆자리에 위치하게 된 건데요. 기존 맨 오른쪽 ‘더보기’ 탭에 흩어져 있던 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카카오쇼핑라이브 등을 한곳에서 접할 수 있게 만든 겁니다. 공간을 합쳐 사용자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입니다.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커머스 키우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네요.

쇼핑 키우고픈 카카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톡이 곧 경쟁력이죠. 사업도 카톡을 중심에 두고,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영역들을 붙여 나가고 있습니다. 커머스도 마찬가지인데요. 성장세를 살펴 볼까요. 작년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총 64% 증가했습니다. 선물하기·메이커스가 각각 52%, 60% 성장하면서 호조를 보였고요, 톡스토어는 무려 292% ‘폭풍성장’하면서 전체 커머스 시장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이뤘습니다.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작년 4분기 거래액은 전분기 대비 4배 가까이 성장했고요, 평균 시청횟수는 14만회를 기록했습니다. 이용자도 잘 모이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기준 플랫폼별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선물하기 2173만명, 톡스토어 1300만명, 메이커스 600만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숫자가 크게 느껴지지만, 카카오가 공개한 건 이용자 수와 성장률뿐입니다. 매출처럼 사업의 실체를 확인할 만한 내용은 발라내주지 않고 있죠. 업계에선 커머스 부문의 연간 거래액 규모를 최대 5조원대로 보고 있는데요. 쿠팡(22조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15조원)에 비하면 ‘잔잔’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카카오는 일단 이용자 수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진행된 카카오의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커머스에서) 이미 규모감 있는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면서, 커머스의 성장요인은 △활성이용자수 △재구매율 △폭넓은 객단가 형성 등이 중요한데 카카오쇼핑은 이미 각 영역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낙관적인 해몽도 내놨습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카톡을 쥐고 커머스를 한다는 ‘잠재력’을 강조한 거죠.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카톡은 사람들이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이용하는 퍼스트 앱(First App)”이라면서, “카카오커머스는 카톡을 통해 상품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빨리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독보적인 경쟁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카카오가) 이커머스 시장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국내 유통 시장의 온라인 침투율은 아직도 50% 이하로, 남아있는 50% 시장 규모가 아직 상당하다”면서 “이용자 관여도가 높은 영역에서 카카오커머스가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의 잠재력은 크고, 일단 이용자 수가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고 판단했다니 커머스에 힘을 실어줄 시점이 온 거겠죠. 그리고 커머스가 자리를 잘 잡으면 광고·금융(페이), 장기적으로는 IP(지식재산권) 부문까지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가 카톡 네 번째 탭을 새롭게 만든 배경입니다. 카카오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사용자의 이용 행태를 분석해 개인의 쇼핑 경험과 취향 등을 반영한 개인화 추천에 방점을 두고 서비스를 운영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사업을 더 키울 야심도 품고 있습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중순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뛰어들 예정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온 당시 카카오가 가장 먼저 인수 의사를 피력했던 것으로도 알려졌죠.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연간 거래액은 25조원 규모로 급성장하게 됩니다.

청사진은 이렇습니다만, 카톡의 #(샵) 탭이 코로나 전까진 별 존재감을 갖지 못했던 것처럼 하단 네 번째 자리도 성장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용자 접근성에서 경쟁우위에 서 있긴 하나 목 좋은 자리라고 모든 가게가 잘 되진 않으니까요. 일단 사용자들의 선택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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