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통신사들은 기존 통신 역량을 비롯해 인공지능(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의 기술도 친환경 및 사회기여 등의 분야에 적용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ESG 경영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G와 LTE 장비를 통합·확대한 싱글랜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다. 싱글랜 기술은 3G·LTE 장비의 하드웨어를 교체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하나의 장비로 통합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SKT는 싱글랜 기술로 환경부로부터 온실가스 감축을 인증받았다. 싱글랜 기술로 인해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53%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SKT의 설명이다. SKT는 이 기술을 서울시를 포함한 전국 78개시의 자사 기지국과 중계기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탄소배출권 1117톤을 인정받았다.

▲  SKT 직원들이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SKT)
▲ SKT 직원들이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SKT)

또 SKT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 '두뇌톡톡'에 AI 스피커를 활용한 기억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두뇌톡톡은 AI 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AI 스피커와 총 12가지 유형의 퀴즈를 풀며 개인별 퀴즈 완료 횟수 및 게임 진행 일자 등이 데이터로 관리된다. 연구팀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2월까지 8주간 60세 이상 어르신 80명을 대상으로 하루 3회 두뇌톡톡을 이용한 집단과 이용하지 않은 집단의 인지능력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뇌톡톡을 이용한 어르신들의 기억 장애 진단 척도인 장기기억력, 언어유창성, 작업기억력 관련 인지능력 수치가 각각 13%, 11.4%, 15.5% 향상됐다. 언어유창성은 사고유연성과 관계있으며 작업기억력은 학습과 집행기능에 영향을 주는 일종의 단기기억이다.

SKT는 지방자치단체들과 연계해 취약계층 어르신 약 8000명을 대상으로 두뇌톡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이 교수 연구팀이 설립한 디지털치료 스타트업 '이모코그'와 협업해 두뇌톡톡을 고도화해 보다 대중화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지난 2010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온실가스 인벤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시스템은 온실가스의 배출원을 규명해 산정할 수 있도록 한 통계 시스템이다. KT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오는 2030년까지 2007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3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세었다. 2019년에는 전사적으로 약 4만6000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KT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에너지관리플랫폼 'KT-맥(MEG)'도 선보였다. KT-맥은 에너지의 생산부터 거래까지 전 분야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KT는 2020년 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 'UN SDGs 협회'의 2020 UN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 글로벌지수에서 KT-맥으로 1위를 차지했다.

▲  LG유플러스 임직원이 자녀와 함께 U+희망도서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 LG유플러스 임직원이 자녀와 함께 U+희망도서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시각장애인용 전자도서(e북)를 만드는 'U+희망도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U+희망도서는 임직원이 가족과 함께 장애인 지원 단체인 'IT로 열린도서관'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용 e북을 제작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시각장애인용 e북은 일반도서를 이미지·동영상·텍스트·점자파일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표현하는 대체 도서다. LG유플러스는 참가자를 e북 제작에 투입, 완성 기간을 기존 7개월에서 일주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연말까지 160여권의 e북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완성된 e북은 IT로 열린도서관과 국립장애인도서관 등에 전달한다. 시각장애인은 온라인으로 접속해 무료로 e북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친환경 5G 정류기도 도입해 전력 사용량을 줄여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인천 서구 7개 지역아동센터 아동 48명에게 무료로 스마트패드와 교육 콘텐츠 'U+초등나라' 서비스를 제공해 취약계층의 학생들이 ICT 서비스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ICT 기업들의 ESG는 기술과 서비스가 더욱 많이 활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통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ICT를 ESG 경영에 적용해 보다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더 쉽게 ICT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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