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SKT, 지난해 '2G 종료·5G 28㎓' 2000억원 손상차손

발행일 2021-03-12 16:22:29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SK텔레콤 로고(사진=SK텔레콤)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은 지난해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통신 사업에서는 2G 서비스를 종료했고 5G 전국망 구축과 가입자 확대에 힘을 쏟았습니다. 유료방송 사업에서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케이블TV 2위 사업자 티브로드와 합병하며 덩치를 키웠습니다. 보안 사업에서는 자회사인 ADT캡스와 SK인포섹을 합병하며 융합보안 서비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같은 행보는 회사의 한 해 성적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SKT가 지난 11일 공시한 2020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2G 서비스 종료와 5G의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이용권은 손실로 인식됐습니다. SKT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삼정회계법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T의 2G 서비스 종료를 승인하면서 800메가헤르츠(㎒) 주파수 이용권 중 2G 서비스에 이용되는 일부를 123억8800만원의 손상차손으로 인식했습니다. 손상차손이란 자산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2G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해당 주파수 이용권은 자산으로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SKT는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5G망의 품질을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확대하는데 힘을 쏟는다는 방침입니다.

SKT가 지난 2018년 과기정통부의 5G 주파수 경매를 통해 확보한 28㎓ 대역의 주파수 이용권의 가치도 아직은 손실로 인식됐습니다. SKT를 비롯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현재 3.5㎓ 대역으로 5G 전국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28㎓ 대역은 인파가 몰리는 핫스팟 지역이나 B2B(기업간거래)용으로 주로 쓰일 전망입니다. 삼정회계법인은 28㎓ 주파수 이용권이 아직 경영자가 의도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지 못해 186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습니다. 28㎓ 주파수 이용권 획득과 2G 서비스 종료를 합해 통신 분야에서만 약 2000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셈입니다.

28㎓ 대역의 주파수 이용권은 현재는 SKT를 비롯한 통신사들에게 손상차손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향후에 더 많은 사업기회로 활용될 전망입니다.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시티 등에는 수많은 사물인터넷(IoT) 센서들과 자율주행차 등의 통신이 필수적입니다. 28㎓ 대역의 주파수의 진가는 이러한 B2B 시장에서 더 빛을 발할 전망입니다.

SKT의 일부 자회사들도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손상차손으로 인식됐습니다. 삼정회계법인은 드림어스컴퍼니, 인크로스의 영업권으로 손상검사를 수행한 결과 현금흐름창출단위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할 것으로 판단해 5억1900만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습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음원 서비스 '플로'를 운영하며 아이리버, 고급형 오디오 기기 '아스텔앤컨' 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지난해 연결기준 2263억2900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30억68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디지털 광고 전문 기업 인크로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94억4000만원, 영업이익 123억7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은 어떨까요? SKT는 지난해 4월30일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를 흡수합병했습니다. 삼정회계법인은 회사들의 합병으로 확보한 고객을 식별 가능한 무형자산으로 인식했습니다. 고객관계의 공정가치는 3740억1900만원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의 합병으로 약 300만명의 케이블TV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앞서 케이블TV 1위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한 LG유플러스와 유료방송 시장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료방송 시장 1위는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이 지키고 있습니다.

감사보고서는 SK인포섹과 ADT캡스의 합병으로 얻게 된 브랜드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했습니다. SKT의 정보보안 자회사 SK인포섹은 지난해 12월 30일 ADT캡스의 모기업이었던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를 흡수합병했습니다. 감사보고서는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 취득 시 인식한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3740억9600만원으로 인식했습니다. 삼정회계법인은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 취득 시 수행한 손상검사 결과 현금창출단위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을 초과했다고 판단했습니다. ADT캡스까지 더해진 최종 합병법인은 3월5일 출범했습니다. 합병법인은 새로운 사명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제껏 ADT캡스와 SK인포섹의 이름은 각 상품 및 서비스 브랜드로 계속 사용한다는 방침입니다.

SKT는 기존 주력 사업인 통신 외에 △미디어 △커머스 △보안 △모빌리티 등 비통신 사업에도 힘을 쏟으며 빅테크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가 빅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준비한 기간이었다면 2021년은 본격적으로 비통신 분야 사업을 펼치며 그 결과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감사보고서에는 신사업들이 어떤 결실로 반영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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