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최근 후쿠시마 관련 정보 사이트를 개설하고 ‘방사능 국가’ 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주장 내용이 사실과 달라 의구심이 일고 있다.

▲  ‘후쿠시마 업데이트’ 사이트 메인 페이지
▲ ‘후쿠시마 업데이트’ 사이트 메인 페이지

지난 4일 일본 부흥청은 후쿠시마 현지 정보를 전하는 ‘후쿠시마 업데이트’(Fukushima Update)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개설하고 ‘일본이 방사능에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사이트 내 ‘자주 하는 질문’ 코너를 보면 “후쿠시마 물은 안전하며 마셔도 문제없다”면서 “후쿠시마 내 수돗물 검사에서 방사성 요오드 및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후쿠시마 업데이트’ 사이트 갈무리)
▲ (‘후쿠시마 업데이트’ 사이트 갈무리)

이어 “후쿠시마의 식품은 안전한가?”라는 질문에는 “후쿠시마뿐만 아니라 일본의 식품 안전성은 세계에서도 가장 엄격한 수준”이라며 “일반 식사 시 얻을 수 있는 추가 방사선량은 상한치(연간1mSv이하)의 0.1% 정도로 적어 건강에 영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후쿠시마 업데이트’ 사이트는 후쿠시마의 방사선량이 세계 주요 도시와 비슷하다고 알리고 있다. 내용에는 “후쿠시마 주요 도시의 공간선량률(대기 중 방사선량)은 도쿄나 뉴욕, 서울 등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이 담겼다.

▲  후쿠시마 어부들의 어업 장면 (일본 부흥청 유튜브 영상 갈무리)
▲ 후쿠시마 어부들의 어업 장면 (일본 부흥청 유튜브 영상 갈무리)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사실과 다르다. 일례로 지난 2월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는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세슘이 검출됐다. 이른바 ‘방사능 우럭’으로 논란이 일자 일본 농림수산성 관계자는 “해당 우럭은 모두 회수해 폐기했고 시장에 유통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한 상황이다.

또한 사이트에서 주장하는 ‘후쿠시마와 서울 방사선량이 비슷하다’는 것 역시 그대로 믿기 어렵다. 일본이 근거로 삼은 공간선량률은 같은 지역이라도 측정하는 위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가 열릴 예정인 후쿠시마의 아즈마 야구장에서는 기준치의 두 배가 훌쩍 넘는 방사능 수치가 검출되기도 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사안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원전 오염수 방출을 계획 중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 저장 가능량은 약 137만t이지만 이미 약 91%가 채워진 상태로 알려졌다. 곧 포화 상태에 이르는 만큼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도 정식 확정될 전망이다. 여론은 좋지 않다. 앞서 일본 NHK가 지난해 11월 국민 2300여명을 조사한 결과,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반대하는 의견은 51%로 찬성(18%)을 크게 웃돌았다.

▲  후쿠시마 시내 전경 (일본 부흥청 유튜브 영상 갈무리)
▲ 후쿠시마 시내 전경 (일본 부흥청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정보 사이트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일본 정부의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는 '동일본 대지진으로부터 10년, 감사와 부흥' 기념행사에서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는 아직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며 “후쿠시마의 농림 수산업 종사자 등은 방사능과 관련된 '뜬소문'과 필사적으로 싸우며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