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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이 이커머스 업계 '기폭제'가 된 걸까. 국내 이커머스 스타트업들이 증시 상장을 노리거나 합종연횡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마켓컬리가 뉴욕증시 상장을 공식화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향후 어떤 기업이 제3, 제4의 쿠팡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간다.

지난 12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에 따르면 김슬아 대표는 지난 2월 26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김 대표는 또한 연내 상장을 위한 계획을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외신을 통해 밝혔다.

▲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컴퍼니타임즈)
▲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컴퍼니타임즈)

김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마켓컬리 상장을 위해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의 김 대표가 2014년 설립한 마켓컬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한 식품 중심 이커머스다.

컬리가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공식화한 데 대해 여러 추정이 나온다. 우선 현재 증시 분위기가 성장주에 우호적인 게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당장 적자인 상태에서 빠른 시일 내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 쉽지 않고, 향후 증시 분위기가 식는다면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좋은 몸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새벽배송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작년 컬리의 살림살이도 좋아졌다. 2020년 매출은 1조원, 거래액은 1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2019년(50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적자는 전년(986억원) 수준에 그치면서 2018년엔 무려 38%였던 매출 대비 적자 비중이 12%로 줄었다. 쿠팡에 비해 사이즈는 작지만 자금만 조달하면 충분히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게 컬리의 주장이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가운데 네이버와 신세계가 합종연횡을 하는 것도 마켓컬리의 상장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경쟁사와 겨루기 위해선 ‘실탄’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장이기 때문이다.  또 쿠팡 상장을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외국에서 주목받으며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기반이 마련됐다는 게 증권가 해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켓컬리의 내부 자료를 인용해 마켓컬리 이용자의 재이용률이 60%로 업계 평균치인 29%보다 훨씬 높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마켓컬리가 선별해 제공하는 제품들을 모두 직접 맛보고 있다"라며 "사업을 다른 제품 영역으로 확장하기보다는 계속 식품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밖에도 소셜커머스 '3인방' 중 한 곳인 티몬은 3000억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이베이의 매각·11번가 상장까지 이커머스 업계는 2021년 들어 복잡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컬리 관계자는 “미국 증시로 확정한 단계는 아니다. 시장 요건에 맞는지 아직 검토도 하지 않았고, 올해 안에 상장하겠다는 계획만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3년께 턴어라운드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계획이 바뀐 만큼 투자 유치 현황과 조달되는 자본에 따라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 같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영상디자인=김진영·정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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