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아직 ‘돈쭐’ 덜 났네”…홍대 치킨집 사장, 기부로 사랑 실천

발행일 2021-03-16 07:57:58
(픽사베이 제공)


배고픈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제공해 누리꾼들의 ‘돈쭐’(돈+혼쭐) 응원을 받은 홍대 치킨집 점주가 최근 결식아동과 취약계층을 위해 기부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점주는 “앞으로 후원 목적의 주문은 거부하고 따뜻한 마음만 받겠다”고 밝혀 훈훈함을 더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박재휘 씨는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600만원을 서울시 마포구청 복지정책과에 꿈나무지원사업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금에 대해 박 씨는 “지난 2월 25일부터 배달 앱을 통해 전국에서 후원 목적으로 넣어주신 주문으로 발생된 300만원과 잔돈 미수령 등의 후원금 200만원에 (자신의 기부금) 100만원을 보탠 것”이라며 “제가 하는 기부가 아니다. 전국에 계신 마음 따뜻한 여러분들이 하시는 기부”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후원 목적의 주문은 거부하고 그 따뜻한 마음만 한가득 받겠다”고 알렸다.

(박재휘 점주 인스타그램 갈무리)


기부금은 마포구청에서 시행 중인 ‘꿈나무 키우기 결연사업’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꿈나무 키우기 결연사업이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가정 아동의 교육 경비를 개인 등이 지원해 생활안정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1만원 이상부터 후원할 수 있다.

박 씨의 이번 기부는 1년 전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형제에게 치킨을 무료로 대접한 사연이 알려진 뒤 누리꾼의 ‘돈쭐’ 응원이 이어진 덕분이다.

고등학생 A군의 손편지 (박재휘 점주 인스타그램 갈무리)


미담의 시작은 손편지였다. 지난 2월 고등학생 A군은 박 씨가 운영하는 철인7호 본사에 편지를 보내고 1년 전 무료로 치킨을 준 박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연에 따르면 소년 가장이던 A군은 어린 동생이 치킨을 먹고 싶다고 조르자 수중에 있는 5000원을 들고 보이는 치킨집에 들어갔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5000원에 먹을 수 있냐”고 물었지만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형제는 그렇게 계속 거절당하다 집에서 약 30분 거리인 서교동 소재의 박재휘 점주 가게 앞까지 가게 됐다. 당시 박 씨는 가게 앞에서 ‘치킨’을 외치는 동생과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형을 보고 사정을 짐작했다. 형제를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한 박 씨는 치킨 세트 메뉴와 콜라 두 병을 제공했고 A군이 건네는 5000원은 받지 않고 그냥 보냈다.

편지에서 A군은 “얼마 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는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며 “이후에도 동생이 저 몰래 가게를 찾아가 치킨을 먹었다고 해서 혼냈는데 사장님이 근처 미용실에 데려가 동생 머리까지 깎아 주신 것도 알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썼다.

(배달앱 리뷰 갈무리)


이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됐다. 감동 받은 누리꾼들은 “저런 사장은 돈으로 혼쭐을 내줘야 한다”며 치킨 주문을 시작했다. 너무 많은 주문이 밀려들자 박 씨가 급기야 영업을 일시 중단했을 정도였다.

15일 기부금을 전달한 박 씨는 “더 이상의 후원 목적의 주문은 정중히 거절하겠다”고 알렸다. 박 씨는 “(형제에게 치킨을 제공한 것이) 대가를 바란 일이 아니었기에 지금 받고 있는 관심과 사랑이 솔직히 겁도 나고 큰 부담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며 “앞으로는 실력으로 맛으로 서비스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진짜 치킨집 사장이 되겠다. 여러분을 대신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재휘 점주 인스타그램 갈무리)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또다시 응원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누리꾼들은 박 씨의 인스타그램에 “사장님이 아직 돈쭐이 덜 나셨다”, “삭막한 세상에 사람의 정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지방인데 서울 올라가면 돈쭐내러 꼭 들르겠다” 등의 감사 인사를 올리고 있다.

한편 박 씨와 치킨을 대접했던 형제는 아직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연락처를 몰라서) 사실상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언젠가 허락한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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